‘엔씨소프트의 실험’ 월정액제…게임업계 사업모델 향방 달렸다

입력 2026-02-03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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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에 2만9700원…‘그때 그 가격’ 월정액제 부활

‘확률형 아이템’ 중심 사업 모델 한계
이용자 이탈에 전체 게임산업 침체
월정액제 성공시 사업 모델 패러다임 전환

엔씨소프트가 ‘리니지 클래식’에 월정액제를 전격 도입하며 ‘포스트 확률형 아이템’ 시대를 정조준한다. 그간 비판의 중심에 섰던 비즈니스 모델(BM)의 근본적 체질 개선이 성공할 경우, 국내 게임산업 전반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3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7일 한국과 대만에서 리니지 클래식을 공식 론칭할 예정이다. 리니지 클래식은 엔씨소프트가 1998년부터 서비스 중인 리니지 2000년대 초기 버전을 구현한 PC 게임이다. 군주, 기사, 요정, 마법사 등 4종의 클래스와 말하는 섬, 용의 계곡, 기란 지역 등 초기 콘텐츠를 앞세웠다. 또 자동 사냥이 아닌 수동 플레이를 원칙으로 했다.

단순히 게임 플레이 시스템과 그래픽만 복원한 것은 아니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클래식에 20년 전 가격의 월정액 요금제를 전면에 내세웠다. 30일 이용권의 가격은 2만9700원, 90일 이용권의 가격은 7만400원이다. 게임 콘셉트 자체가 클래식인 만큼 1998년도 감성을 그대로 살린 결과라는 게 엔씨소프트의 설명이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과거에도 리니지를 월정액제로 운영해왔다”면서 “게임의 전체적인 플레이 시스템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모델도 그때 그 감성을 살리는 방향으로 정했다”고 말했다.

▲리니지 클래식 이용 요금표 (리니지 클래식 홈페이지 캡처)
▲리니지 클래식 이용 요금표 (리니지 클래식 홈페이지 캡처)

업계는 엔씨소프트의 월정액제 부활 배경으로 확률형 아이템 구매 등으로 이뤄진 사업 모델의 한계를 꼽는다. 그동안 한국 게임 시장을 지배해온 사업 모델은 ‘부분 유료화’다. 게임 접속은 무료로 하되, 캐릭터의 성장을 위해 확률형 아이템 구매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게임업체 입장에서는 게임 진입 장벽이 낮아 단기간에 이용자와 매출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높은 비용을 지불하는 이용자에게 매출 의존이 높다는 점과 확률형 아이템 게임 방식에 따른 일반 이용자의 피로도 누적 등은 부정적 요인으로 꼽혀왔다.

일각에서는 확률형 아이템에 의존하는 사업 모델이 이용자를 이탈시켜 전체 게임 산업을 침체시켰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작년 국내 게임 이용률은 50.2%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게임 미이용 이유 상위 7개 중에는 게임 흥미 감소(36%), 게임 이용 동기 부족(33.1%), 비용부담(16%) 등이 꼽혔다.

업계는 엔씨소프트의 월정액제가 현재 국내 게임시장의 구조적 한계를 돌파하기 위한 전략인 만큼 이들 실험의 성공 여부에 주목 중이다. 성공할 경우 국내 게임 사업 모델의 향방을 바꾸는 터닝포인트가 될 것이라는 게 이들의 전망이다.

리니지 클래식이 유료 가입자를 꾸준히 유지한다면 타 게임사들도 레거시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정액제 기반 신작을 검토할 가능성이 크고 한국식 과금 모델에 거부감이 높은 북미, 유럽 등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까지 확보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게다가 월정액제는 확률형 아이템처럼 폭발적인 단기 매출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고정적인 현금 흐름을 창출할 수 있어 예측 가능한 사업 모델을 만들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법적 규제가 강화되고 게임 이용자들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게임사들은 지속 가능한 수익 모델에 대해 여러 가지로 고민하고 있다”며 “엔씨소프트의 이번 시도가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올해 월정액제 사업모델이 표준화로 가는 원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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