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미국·런던서 故이건희 회장 기증품 국외 순회전 개최
체류 시간 늘리기 위해 거울못 인근 카페 및 물멍 계단 조성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은 3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성과를 되짚어보는 동시에 올해 박물관 운영 계획을 밝히며 이같이 밝혔다.
유 관장은 “올해 국립중앙박물관은 K컬처의 본산으로서 세계를 견인하는 박물관으로 거듭나기 위해 관람 환경을 혁신하는 등 지역 박물관과 함께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국립중앙박물관은 650만 명의 누적 관람객을 기록했다. 소속 박물관 13곳을 합산하면 총 1480만 명이다. 국내 프로야구 관중 수를 웃도는 인파가 몰린 것. 뮷즈(뮤지엄 굿즈) 판매액도 연 매출 413억 원을 달성하는 등 K헤리티지를 일상 속 문화자원으로 확장하는 성과를 거뒀다.
유 관장은 이러한 성과를 올해도 이어가기 위해 △미래 관람 환경과 경험의 혁신 △K뮤지엄 자원의 가치 확장과 세계화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포용적 박물관 구현 등 세 가지 전략을 제시했다.
우선 관람 환경부터 손 본다. 내달 16일부터 개관 시간을 기존 10시에서 오전 9시30분으로 앞당긴다. 오전 8시부터 줄을 서서 기다리는 관광객들의 편의를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유 관장은 "직원들 부담이 늘어나는 건 사실이지만 감내하고 가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박물관 근처 거울못 인근에 카페와 휴식 공간을 조성해 관람 이후에도 장시간 머물 수 있는 동선을 만든다. 유 관장은 "박물관 내 카페와 식당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라며 "현재 거울못 식당 위에 같은 규모의 유리 구조 카페를 새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세계 주요 박물관들을 보면 관람이 끝난 뒤 사람들이 계단에 앉아 쉬는 풍경이 자연스럽게 형성돼 있다. 메트로폴리탄미술관도 그렇다"며 "우리는 거울못이라는 공간이 있는 만큼 관람을 마친 뒤 호수를 바라보며 이른바 '물멍'을 할 수 있는 '물멍 계단'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 관장은 박물관의 본질적 경쟁력은 전시에 있는 만큼 올해 주요 특별전에 대한 포부도 밝혔다. 바로 7월 개막 예정인 '우리들의 밥상'이다. 유 관장은 “지금 K푸드가 세계적으로 관심을 받는데, 음식은 가장 일상적이면서도 문화의 본질을 잘 보여주는 소재”라고 설명했다. 우리 먹거리 문화의 원형과 변천을 조명해 K푸드의 역사적 맥락을 정리하고, 이를 관광 산업과도 유기적으로 연계해 나갈 계획이다.
국외 전시의 중심에는 ‘고(故) 이건희 회장 기증품 국외 순회전’이 있다. 유 관장은 “이건희 컬렉션은 한국 미술의 깊이와 수준을 한 번에 보여줄 수 있는 자산”이라며 “(올해 하반기부터) 미국 시카고와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순회전은 30~40년 만에 열리는 대규모 한국 미술 전시”라고 말했다.
아울러 내년 상반기까지 고객정보통합관리 체계를 구축해 입장권 유료화 추진 등 관람 경험의 질을 구조적으로 개선한다는 방침도 밝혔다. 유 관장은 “관람객 수를 줄이려고 유료화를 하는 건 아니다"라며 "관람 동선이나 혼잡도를 파악하고, 관람 환경을 더 좋게 만들기 위한 준비 과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관장 취임 후 6개월을 돌아보며 “젊은 관람객이 많다는 점은 외국 박물관장들이 국중박을 가장 부러워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물관은 전시를 보지 않아도 정원과 공간 자체를 즐길 수 있어야 한다”며 “즐겁게 와서, 즐기면서 배우고, 정서적으로도 뭔가 얻어가는 공간으로 계속 만들어가겠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