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압박서 길 찾는 인도…전략산업에 파격 세제 혜택

입력 2026-02-02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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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회 제출 연례 예산안 발표
해외 서비스 데이터센터에 ‘제로’ 세율
미국 빅테크 투자 유치 총력
희토류 가공 장비 수입 세금 철폐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정상들과 회담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델리/EPA연합뉴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정상들과 회담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델리/EPA연합뉴스)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이끄는 인도 정부가 미국과 중국 등의 압박 속에서 기술패권 경쟁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예산안을 내놓았다.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인프라, 희토류 공급망 등을 국가 전략 산업으로 낙점하고 파격적인 세제 혜택 등 지원책을 제시해 눈에 띈다.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테크크런치 등에 따르면 인도 재무부는 이날 의회에 제출한 연례 예산안(2026년 4월~2027년 3월)을 공개했다.

인도 내 데이터센터에서 운영되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해외에 판매하는 경우에는 수익에 대해 2047년까지 30년간 실질적으로 제로 세율을 적용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인도 국내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해 올린 수익은 감세 대상이 아니다.

이번 발표는 아마존·구글·마이크로소프트(MS) 등 미국 대형 클라우드 기업들이 인공지능(AI) 연산 작업 급증에 대응하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데이터센터 용량 확대에 나서는 가운데 나왔다. 인도는 풍부한 엔지니어 인력과 빠르게 증가하는 클라우드 수요를 바탕으로 미국·유럽·아시아 일부 지역을 대체할 새로운 컴퓨팅 인프라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다.

뉴델리 소재 공공정책·기술 컨설팅 회사 퀀텀허브의 로히트 쿠마르 공동 창립 파트너는 “이번 데이터센터 관련 발표는 데이터센터를 단순한 후방 인프라가 아닌 전략 산업으로 취급하고 있다는 신호”라며 “민간 투자를 끌어들이고 지역 데이터·컴퓨팅 허브로서 인도의 입지를 강화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인도에서 에너지 집약적인 데이터센터 인프라의 용량을 대규모로 확대하는 데는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 불안정한 전력공급, 높은 전기요금, 물 부족 문제가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중국에 대한 희토류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조치도 강화했다. 중국은 지난해 4월부터 인도로의 희토류 수출을 제한하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자동차 산업의 공급망이 차질을 빚었다. 이에 인도 정부는 핵심광물 가공에 필요한 장비 수입에 대한 세금을 철폐하는 안을 제시했다. 또 광물 자원이 풍부한 주(州)를 지원해 채굴·가공·연구·제조를 아우르는 희토류 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영구자석의 핵심 원료이자 희토류 원소를 함유한 모나자이트 모래에 대해 기존 관세 2.5%를 전면 면제하기로 했다.

블룸버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도하는 새로운 세계 질서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인도의 대응 방안이 이번에 발표된 예산안에 담겼다”면서 “미국 관세로 타격을 입은 수출업체들에 대한 지원은 물론 희토류·반도체·핵심 광물과 같은 전략적 부문에 대한 새로운 지원책으로 가득 차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개인투자자들의 투기적 거래를 억제하기 위해 주식 선물 거래에 부과되는 증권거래세는 기존 0.02%에서 0.05%로 인상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주식 옵션 프리미엄과 옵션 행사에 대한 세율도 0.15%로 인상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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