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도 ‘상시 위험’…농업 온열질환 503→671→685명, 현장 관리체계 요구
농작업 재해가 개인의 주의나 일회성 안전교육만으로 예방하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로 굳어지고 있다. 농기계 전도·전복과 추락 등 ‘반복형 사고’가 끊이지 않는 데다 고령화와 폭염 같은 인구·기후 요인이 맞물리면서 농촌 현장의 위험이 상시화하고 있어서다. 농작업 안전의 무게중심을 사후 수습에서 사전 예방·관리로 옮겨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3일 정부가 관리하는 농업인안전보험 보상 실적에 따르면 2020~2024년 사고 보상금 지급 인원은 연평균 5만3247명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약 146명이 농작업 중 사고를 겪고 보상으로 이어졌다는 의미다. 사고율(가입자 대비)도 같은 기간 5.0~6.1% 수준에서 움직이며 농작업 재해가 ‘상시 위험’으로 고착화됐음을 보여준다.

사망 사고는 고령층에 집중됐다. 2024년 농작업 사망자는 297명으로, 이 가운데 70대 이상 비중이 73.7%에 달했다.
원인별로는 농기계 관련 사망사고가 62.6%로 가장 컸고 전도·전복 등 ‘깔림·뒤집힘’(27.6%)과 ‘끼임’(10.8%)이 뒤를 이었다. 농로·밭·과수원처럼 작업공간이 분산된 환경에서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제조업처럼 작업장을 분리해 안전관리를 적용하기 어렵다는 점도 농업 재해의 구조적 한계로 지적된다.
폭염은 농촌을 위협하는 상시 위험으로 부상했다. 질병관리청 온열질환 감시체계 통계를 농업 분야 기준으로 정리하면 온열질환자는 2023년 503명에서 2024년 671명으로 늘었고 2025년에도 685명 수준을 기록했다. 농업 분야 비중은 전체 온열질환의 15~18%대로 나타났다. 여름철 안전관리 역시 ‘계절성 캠페인’에 머물기보다 반복 점검과 현장 대응이 가능한 관리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커지는 배경이다.
농작업 안전은 개인 책임의 영역에만 맡겨두기 어려운 과제가 됐다. 고령화와 기후 리스크가 겹친 농촌에서 안전은 ‘주의’가 아니라 ‘관리’가 돼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는 만큼 현장에서 작동하는 예방관리 체계가 얼마나 촘촘해질지가 향후 재해 감소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런 문제의식 속에서 농촌진흥청은 농작업 안전을 개인에 맡기는 방식에서 벗어나 현장에서 위험 요인을 상시 점검·관리하는 체계로 정책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 반복되는 사고 유형과 고령 농가 특성을 반영해 농기계·추락·폭염 등 주요 위험 요소를 통합 관리 대상으로 묶고 사전 진단과 현장 개선을 강화할 방침이다.
농진청 관계자는 “농작업 재해는 반복되는 사고 유형에 고령화와 폭염 같은 위험 요인이 겹치며 상시 위험으로 굳어지고 있다”며 “사고 이후 수습보다 위험 요인을 미리 진단하고 현장에서 개선 여부를 점검하는 예방·관리 체계가 확산돼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