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직업훈련교도소 교도관 되어보니...재활 열기 높지만 과밀 수용·악성 민원 버거워

입력 2026-02-0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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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경기도 화성시 화성직업훈련교도소에서 법무부 장관·법조 기자단의 교정시설 현장 진단 행사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 제공=법무부)
▲29일 경기도 화성시 화성직업훈련교도소에서 법무부 장관·법조 기자단의 교정시설 현장 진단 행사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 제공=법무부)

지난달 29일 오전 8시 경기 화성시 화성직업훈련교도소. 5m 높이의 벽이 영하의 칼바람을 막아선 채 위용을 드러냈다. 단단한 철문을 지나자 복도 곳곳에는 전자기기 반입을 감지하는 장치가 설치돼 있었다. 무거운 침묵이 엄습한 공간에서 창문에 걸린 빨래들이 이곳이 수용자들의 생활 공간임을 암시했다. 이날 법무부는 30여 명의 법조 기자단을 초청해 일일 교도관 체험을 진행했다. 법무부가 제공한 제복을 갖춰 입고 스마트폰을 제출하자 오늘만큼은 교도관이라는 게 실감 났다.

기술은 출소 이후 '나만의 무기'

화성직업훈련교도소는 경북직업훈련교도소와 함께 국내에 단 두 곳뿐인 직업훈련 전담 시설이다. 제과제빵·타일 등 26개 교육 과정이 운영 중이며, 지난해 산업기사 자격증 시험에 응시한 수용자 607명 중 580명이 취득해 95%의 합격률을 기록했다.

▲29일 경기도 화성시 화성직업훈련교도소에서 수용자들이 용접 직업훈련 과정 실습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법무부)
▲29일 경기도 화성시 화성직업훈련교도소에서 수용자들이 용접 직업훈련 과정 실습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법무부)

용접 공과는 28명의 수용자가 뿜어내는 열기로 가득했다. 담당 강사는 "용접 자격증은 난이도가 높지만 수강생 80% 정도는 취득한다"고 말했다. 흉기가 될 수 있는 공구가 많은 만큼 관리도 엄격했다. 수납장에는 수용자별 도구함이 번호순으로 정렬돼 있었고, 일과 후에는 교도관들이 수납장에 자물쇠를 걸고 그 위에 종이까지 감아 개폐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봉인 작업이 이뤄진다.

여성 수용동의 직업훈련 과정은 '웹툰' 한 과목으로, 10여 명의 수용자가 태블릿을 이용해 채색 작업에 집중하고 있었다. 이 과정은 교도관 입회하에 진행되는 실기 시험을 통과해야만 참여할 수 있을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웹툰 과정은 실제 업무와도 연결돼 있다. 온라인 플랫폼에 연재 중인 웹툰 제작사와 계약을 맺고, 수용자들이 기본 채색 등 외주 작업을 수행한다. 교육을 맡은 강사는 “남부교도소에서는 외주 작업을 하던 수용자가 업체에 스카우트된 사례도 있다”고 전했다.

지치는 교도관들…민원 폭탄과 과밀 수용

그러나 이런 재활 과정도 과밀 수용으로 어려운 실정이다. 현재 국내 교정 시설 수용 인원은 6만5000여 명으로 수용률이 130%에 육박한다. 이곳 역시 직업훈련교도소라는 명칭이 무색하게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등에서 재판받는 미결수와 일반 수용자들이 쏟아져 들어온다.

직업훈련 과정마다 감독을 위해 교도관 1명이 배치돼야 하지만, 인력 부족으로 1명이 2개 공과를 동시에 관리하고 있다. 위험 도구가 많은 작업장에서 교도관 한 명이 수십 명의 안전과 질서를 책임지는 상황이다.

수용자들의 악성 민원도 교도관들을 괴롭히는 문제다. 교도소 내 △교도관 지시 불이행 △수용자 간의 폭행 등의 사건을 처리하는 특별사법경찰대의 한 수사관은 "수용자들이 제기한 인권침해 소송 승소율이 100%인데, 이는 터무니없는 민원이 넘쳐난다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허가되지 않은 물품 소지로 징벌받은 한 수용자가 대통령비서실·국민신문고 등 복수의 기관에 동일한 내용의 민원을 제출했는데, 교도관은 같은 내용을 기관별로 다시 답변해야 한다. 해당 민원 처리를 맡은 수사관은 "이런 악성 민원을 받으면 교도관들은 소극적으로 일할 수밖에 없게 된다"고 토로했다.

특히 교도관들은 최근 늘어난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수용자 관리가 어렵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한 교도관은 "100명의 일반적인 수용자보다 1명의 정신질환자가 더 힘들다"며 "교도소 내 정신과 전담 치유 시스템이 전무한 상황에서 교도소에 밀어 넣기만 하면 결국 재범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29일 경기도 화성시 화성직업훈련교도소에서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현장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 제공=법무부)
▲29일 경기도 화성시 화성직업훈련교도소에서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현장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 제공=법무부)

이날 기자들과 함께 체험한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노후화된 시설과 인력 부족이라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묵묵히 임무를 수행해 온 직원 여러분의 노고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교정시설 환경개선과 현장 근무자의 처우 개선을 올해 최우선 과제로 삼아 성과를 만들어 가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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