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탄 장전’ 끝낸 SK하이닉스⋯'수익-투자' 선순환 구조 가동

입력 2026-01-28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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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실적으로 ‘총탄’을 확보한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패권 수성을 위한 총공세에 나선다. 사상 최대 실적을 기반으로 AI 인프라와 연구개발(R&D) 투자를 전격 확대,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의 압도적 주도권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치환하는 ‘수익-투자’의 선순환 사이클을 본격 가동한다는 전략이다.

SK하이닉스는 AI 관련 투자를 전담할 법인을 미국에 신설한다고 28일 공시했다. 그룹 계열사가 각각 추진해온 AI 투자를 한곳으로 집중시켜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고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사상 최대 이익을 바탕으로 R&D 투자를 역대급으로 늘려 ‘고대역폭메모리(HBM) 1위’ 타이틀을 넘어 글로벌 AI 메모리 생태계의 핵심 축으로 거듭나겠다는 복안이다. 이는 확보한 수익을 다시 성장의 씨앗으로 뿌리는 전략적 포석으로,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주도권을 더욱 공고히 할 전망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재무구조도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2024년 4분기 31%에 달하던 차입금비율은 지난해 4분기 18%로 낮아졌고, 순차입금비율 역시 12%에서 -11%로 전환됐다. 차입금보다 현금성 자산이 더 많아졌다는 의미로, AI 호황 국면에서 공격적인 투자를 감내할 수 있는 재무적 체력이 확보됐다는 평가다.

시장에서는 이번 실적을 단기 호황의 결과라기보다, SK하이닉스가 AI 메모리 중심의 사업 구조로 완전히 올라섰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HBM을 중심으로 한 고부가 메모리 비중이 확대되면서, 실적과 현금흐름이 동시에 개선되는 선순환 구조가 자리 잡았다는 분석이다.

재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HBM과 D램 생산 팹을 지속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조언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라 고성능·고대역폭 메모리 수요가 구조적으로 늘어나는 상황에서, 선제적인 증설 여부가 중장기 시장 주도권을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현재 청주 M15X 팹에서 생산 능력을 극대화하고 있다. 선단 공정으로 빠르게 전환하며 HBM과 고부가 D램 중심의 생산 체계를 강화하는 중이다. 동시에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서는 1기 팹 건설이 한창 진행되고 있어, 중장기 메모리 생산 거점 확대도 병행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글로벌 AI 메모리 수요에 안정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청주에 첨단 패키징 팹 P&T7을 신규로 조성하는 투자 계획도 발표했다. P&T7은 HBM 등 AI 메모리 제조에 필수적인 어드밴스드 패키징 전용 팹으로, 오는 4월 착공해 2027년 말 완공을 목표로 한다. 전공정 경쟁력뿐 아니라 후공정까지 직접 확보해 HBM 공급 안정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미국에서는 인디애나주에 어드밴스드 패키징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글로벌 고객사와의 물리적 거리와 공급망 리스크를 동시에 고려한 전략으로, 전공정과 후공정을 아우르는 글로벌 통합 제조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관련 업계의 AI 설비투자 확대 영향으로 올해 HBM 수요는 전년 대비 52%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주문형 반도체(ASIC) 수요 증가로 HBM3E(5세대) 수요는 기존 예상보다 더 커질 가능성이 있지만, HBM4(6세대) 수요는 엔비디아 중심으로 형성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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