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관리자 비중 37.7% 기록… 경력 단절 없는 조직 문화가 ‘인재 산실’

국책은행 간 경영진의 성별 다양성 지표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IBK기업은행이 경영진 내 여성 비중을 18%대까지 끌어올린 반면 한국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은 한 자릿수 이하 혹은 ‘제로(0)’의 비중을 유지하며 기관 간 양극화가 심화되는 양상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3대 국책은행의 경영진(행장·수석부행장·부행장급 이상) 현황을 분석한 결과 기업은행은 전체 경영진 22명 중 4명(18.2%)이 여성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내부 출신 여성 부행장이 1명(5.9%)인 산은이나 경영진 내 여성 인력이 전무한 수은과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
기은은 최근 인사를 통해 기존 2명이었던 여성 경영진을 4명으로 확대하며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현재 기업투자은행(CIB)그룹을 이끄는 김상희 부행장과 자산관리(WM)그룹의 오은선 부행장에 이어, 이번 인사에서 윤인지 IT그룹 부행장과 오정순 개인고객그룹 부행장이 신규 선임됐다.
윤 부행장은 35년 경력의 IT 전문가로 디지털전환본부장을 거치며 은행의 인공지능(AI) 대전환과 전산 시스템 고도화를 주도해온 인물이다. 오 부행장은 개인고객본부장 등을 역임한 리테일 전문가로, 개인금융 부문의 영업 경쟁력 강화와 균형 성장을 이끌 적임자로 평가받는다. 기은은 이들을 CIB, WM, IT, 개인금융 등 은행 경영의 실무 핵심 요직에 전진 배치하며 ‘유리 천장’을 깼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같은 배경에는 장민영 신임 행장의 인사 혁신 의지와 더불어 내부 인재를 고위직으로 연결하는 견고한 인재 풀이 자리하고 있다. 기업은행 2025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기은의 여성 관리자(3급 이상) 비중은 2024년 기준 37.73%에 달해 경영진으로 이어지는 두터운 후보군을 형성하고 있다. 특히 육아휴직 후 복귀한 직원의 12개월 이상 근무 비율이 91.02%를 기록하는 등 우수 인력이 경력 단절 없이 관리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조직 문화가 이번 인사의 실질적인 토대가 됐다는 해석이다.
이번 인사는 생산적 금융과 포용 금융 등 정책금융 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 위해 실무 성과가 검증된 내부 인재를 발탁하겠다는 장 행장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업은행의 18.2%라는 지표는 정책금융기관 내 양성평등 경영의 기준점이 될 것”이라며 “조직 내 허리층인 여성 인력이 임원급으로 성장하는 구조가 안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상경 여성금융인네트워크 회장은 "내부 출신 여성 인재들이 실무 성과로 능력을 입증하며 경영진에 합류한 것은 매우 상징적인 성과"라며 "다양성이 곧 기업의 경쟁력인 만큼 이번 사례가 정책금융기관이나 민간 금융사 전반의 인사 혁신을 이끄는 전환점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