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끌어올린 외화예금 '1194억달러'...잔액·증가폭 역대 최대

입력 2026-01-2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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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26일 '2026년 12월 거주자 외화예금 동향' 발표
"기업 업황 개선 속 경상자금 확대ㆍ외국인 투자 확대도 영향"

▲원·달러가 2009년 금융위기 수준까지 치솟으며 외환시장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부과 시점이 점차 가까워지고,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이 늦어지며 이에 따른 정국 혼란까지 원화값을 짓누른 결과다. 시장에서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한꺼번에 쏠리는 이달 원·달러가 일시적으로 1500원대에 진입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1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전날 원·달러는 전거래일 오후 종가(1466.5원) 대비 6.4원 오른 1472.9원에 거래를 마쳤다. 연중 최고점이자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13일(1483.5원) 이후 최고 수준이다. 이날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관계자가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원·달러가 2009년 금융위기 수준까지 치솟으며 외환시장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부과 시점이 점차 가까워지고,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이 늦어지며 이에 따른 정국 혼란까지 원화값을 짓누른 결과다. 시장에서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한꺼번에 쏠리는 이달 원·달러가 일시적으로 1500원대에 진입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1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전날 원·달러는 전거래일 오후 종가(1466.5원) 대비 6.4원 오른 1472.9원에 거래를 마쳤다. 연중 최고점이자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13일(1483.5원) 이후 최고 수준이다. 이날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관계자가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지난달 국내 외화예금 잔액과 증가폭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업황이 개선되면서 달러화와 유로화 중심으로 기업 경상자금이 늘어난 데다 국내 기업에 투자하는 외국인 자금도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이밖에 고환율 기조에 따라 달러 보유를 늘린 경향 등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6일 한국은행의 ‘12월 거주자 외화 예금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외화예금 잔액은 직전월 대비 158억8000만 달러 증가한 1194억3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한은이 통계를 집계한(2012년 6월) 이래 가장 큰 규모다. 증가 폭 역시 역대급이다. 외화예금 증가 폭이 100억 달러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과거 외화예금이 가장 크게 증가한 시점은 2022년 11월로, 한 달 새 97억4000만 달러 늘어난 바 있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내국인과 국내기업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국내에 진출해 있는 외국기업 등 국내 거주자의 외화예금을 모두 합산한 값이다. 지난해 9월과 10월 감소세를 이어가던 국내 외화예금 규모가 11월 반등한 이후 두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간 것이다.

통화별로 보면 달러예금이 83억4000만 달러 증가한 959억3000만 달러, 유로예금은 63억5000만달러 늘어난 117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엔화예금(90억 달러)도 8억7000만 달러 늘며 증가 전환했다. 이 중 달러예금과 유로예금 잔액은 역대 최대 수준이다. 특히 유로화 증가 폭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고 달러예금 역시 역대 두 번째(2022년 11월 87억2000만 달러 증가)로 오름세가 가팔랐다.

한은은 달러예금이 증가한 배경으로 외국인의 국내기업 지분취득 자금과 수출입 기업의 경상대금, 증권사의 투자자 예탁금 증가 등을 꼽았다. 특히 달러예금 증가분 중 20억 달러는 고려아연이 미국 정부가 참여하는 미국 합작법인(크루서블 JV)을 대상으로 유상증자에 나서면서 늘었다.

신상호 한은 국제국 자본이동분석팀 과장은 "(12월 급등한)원ㆍ달러 환율 영향이 전혀 없다고는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이 기간 달러예금은 외국인 국내기업 지분 취득자금이 늘어난 것이 핵심"이라며 "전체 달러예금 증가분(83억 달러) 중 약 20억 달러가 외인 지분 취득에 따른 것이어서 국내 기업에 따른 영향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상 최대로 증가한 유로예금 역시 기업 경상대금 예치가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신 과장은 "12월 중 원ㆍ유로환율은 안정적이었다"면서 "기업 업황이 좋고 거래가 잘 되다보니 주고받을 자금 규모도 커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다만 "연초 인출ㆍ지급될 자금인 만큼 유로예금 증가 흐름은 일시적일 것"이라고 부연했다.

실제 예금 주체별로는 기업의 외화예금 잔액이 1025억 달러를 기록하며 전월보다 140억7000만달러 늘었다. 개인 외화예금도 18억2000만달러 늘어난 169억3000만달러를 나타냈다. 은행 별로는 국내은행 외화예금(1016억 달러)과 외은지점 자금(178억3000만 달러)이 각각 127억6000만 달러, 31억3000만 달러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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