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청문회 거쳤지만 '부정청약' 등 논란 지속
임기근 대행체제 지속…예산안 등 차질 불가피

이재명 대통령이 25일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지명을 전격 철회하면서 올해 첫발을 뗀 기획처 수장 공백이 장기화하게 됐다.
이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거쳤음에도 강남 래미안 원펜타스 부정 청약 의혹, 장남 대입 특혜 의혹 등 각종 논란을 명확하게 해소하지 못하고 오히려 여론이 악화하자 결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25일 "이 대통령은 숙고와 고심 끝에 이 후보자의 지명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홍 수석은 "이 대통령은 이 후보자에 대해 사회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고 청문회와 이후 국민적 평가에 대해 유심히 살펴봤다"며 "보수정당에서 세 차례나 의원을 지냈지만 안타깝게도 국민주권정부의 기획처 장관으로서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의 지명 철회는 지난달 28일 지명 이후 한 달여 만이다.
'보수 경제통'으로 불리던 이 후보자는 지명 초기 이재명 정부 경제기조에 대한 인식 변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운동 등 정치적 행보가 문제가 됐지만, 이후 부정 청약 의혹, 보좌직원에 대한 갑질 논란, 장남 연세대 입학 특혜 의혹 등 각종 논란이 더해졌다.
23일 가까스로 열린 국회 청문회에서 이 후보자는 모든 의혹에 대한 정면 반박에 나섰다. 하지만 결혼식을 올린 장남 부부를 미혼 상태로 두고 부양가족 가점을 받아 강남 대단지 '로또 청약'에 당첨된 사안과 관련해 "부부관계가 악화해 혼인신고를 못했다"는 취지의 해명을 두고는 여야 모두 "납득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이 후보자의 남편이 연세대 교무부 처장 재직 중 시아버지인 김태호 전 내무장관의 훈장을 고리로 장남을 '사회기여자 전형'으로 동 대학에 합격시킨 사안과 관련해선 '아빠·할아버지 찬스'라는 비판도 나왔다. 국민의힘에서는 "부정 특혜 입학"이라며 맹비판했다.
이 후보자의 낙마는 일정 부분 예견된 일이었다. 이 대통령이 2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이 후보자의 논란에 대해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발언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당시 이 대통령은 "본인 해명도 들어봐야 한다"고 말했지만, 청문회를 통해 오히려 논란이 부각되면서 지난달 25일 지명 직후 약 한 달여 만에 철회 결정을 내렸다.
기획처 안팎에서는 이 후보자가 임명됐다고 해도 도덕성에 치명상을 입은 만큼 예산 수장으로서 정상적인 리더십을 발휘하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시각이 우세했다. 결국 청문회 이틀 뒤 낙마하면서 올해 공식 출범한 기획처는 당분간 임기근 차관의 장관 직무대행 체제를 이어가게 됐다. 내년도 예산안 편성 및 중기재정운용계획 수립 준비, 주요 간부 인사 등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기획처는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전 직원은 경제 대도약과 구조개혁을 통한 근본적인 체질 개선의 엄중함을 깊이 인식하고, 민생 안정과 국정과제 실행에 차질이 없도록 본연의 업무를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기획처는 내일(26일) 오전 임 대행 주재로 확대간부회의를 열어 주요 업무 추진 상황과 향후 계획을 점검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