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부 브랜드의 공식 채널에서 차은우의 얼굴이 사라졌습니다. 최근 그를 둘러싼 탈세 의혹이 확산하자마자 그를 모델로 기용하던 곳들이 빠르게 반응하고 나선 건데요. 차은우가 등장하던 광고 영상과 이미지를 비공개 처리하며 곧장 거리를 두기 시작했죠.
이는 '리스크 관리' 목적입니다. 이미지가 곧 상품이 되는 산업에서 모델의 긍정적 이미지는 전제 조건입니다. 특히 '바른 이미지'를 강점으로 내세워온 스타일수록, 의혹이 제기되는 것만으로도 브랜드 전략 전체가 흔들릴 수 있어 예민한 분위기가 흐르고 있는데요.
이번 논란은 스타 마케팅이 여전히 가장 강력한 카드인 동시에 언제든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는 양날의 검임을 다시 한 번 보여주고 있죠.

서울지방국세청은 지난해 상반기 차은우를 상대로 고강도 세무조사를 진행해 200억 원이 넘는 소득세 추징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차은우의 소득은 소속사 판타지오와 A 법인, 차은우가 나눠 가졌는데요. 국세청은 차은우와 그의 모친 최모 씨가 최고 45%에 달하는 개인 소득세율 대신 이보다 낮은 법인세율을 적용받기 위해 실체 없는 A 법인, 이른바 '페이퍼 컴퍼니'를 내세웠다고 봤죠.
여기에 모친 명의로 설립된 법인의 과거 주소지는 차은우의 부모가 운영하던 장어집과 동일했다는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논란이 더욱 확산했는데요. 모친 명의의 A 법인은 2022년 10월 설립됐으며, 설립 당시 법인 주소지는 인천 강화군 불은면으로 등록돼 있었습니다. 이 주소지는 차은우의 부모가 운영하던 장어집과 일치하는 곳으로 확인됐죠. 이후 A 법인은 지난해 12월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사무실로 주소지를 이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소속사 판타지오는 공식 입장을 내고 "이번 사안은 모친이 설립한 법인이 실질 과세 대상에 해당하는지가 주요 쟁점"이라며 "현재 최종적으로 확정 및 고지된 사안이 아니며, 적법한 절차에 따라 적극적으로 소명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차은우 측은 국세청 결정에 불복해 과세 전 적부심사를 청구했으며, 현재 그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참고로 200억 원이 넘는 소득세 추징은 연예인이 추징당한 세금으로는 역대 최고 규모입니다.
논란은 진행 중이지만, 불똥은 곧바로 차은우가 모델이나 앰버서더로 활약 중인 기업과 브랜드로 튀었습니다. 차은우는 '얼굴 천재'로 불리면서 그룹 아스트로 멤버로서, 또 배우로 꾸준히 활동해왔는데요. 지난해 7월 입대, 육군 군악대로 복무하면서도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환영 만찬 사회를 맡는 등 특유의 성실하고 바른 이미지로 사랑받아왔습니다.
그런 만큼 다수의 광고도 꿰찼습니다. 차은우는 노스페이스를 비롯해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 캘빈 클라인, 쇼메, 생 로랑 등 다수의 패션·명품 브랜드 모델 혹은 앰배서더로 활동 중인데요. 신한은행과 스킨케어 아비브의 모델로도 활약했죠.
그런데 이번 논란이 불거지면서 광고계의 손절 움직임도 포착됐습니다. 신한은행과 아비브는 전날부터 공식 채널에 공개된 사진이나 영상을 비공개 전환했는데요. 특히 신한은행은 김수현의 사생활 논란 이후 새 얼굴로 차은우를 발탁한 바 있습니다. 김수현 이전에는 그룹 뉴진스가 신한은행 뉴 쏠(New SOL) 모델로 활약했는데요. 2024년 소속사 어도어와 전속계약을 둘러싼 갈등이 길어지면서 인연이 마무리됐습니다. 뉴진스부터 차은우까지, 궂은 모델 역사에 네티즌들의 탄식(?)이 쏟아지고 있기도 합니다.

스타 마케팅의 가장 큰 약점은 효과가 강력한 만큼 리스크 역시 크다는 겁니다. 모델 개인의 이미지가 브랜드 정체성과 강하게 결합될수록 스타의 사생활 논란이나 도덕성 문제는 곧바로 브랜드 가치 훼손으로 전이됩니다. 소비자 인식 속에서 브랜드가 스타의 행보와 분리되지 않기 때문이죠.
실제 사례는 반복돼 왔습니다. 배우 유아인의 마약 혐의가 불거졌을 당시, 아웃도어·패션 플랫폼 등 다수 브랜드는 즉각 광고를 중단하고 모델 이미지를 가리는 조치를 취한 바 있습니다. 법적 판단과 무관하게, 논란 자체만으로도 브랜드 신뢰도가 훼손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겁니다. 최근 차은우의 광고 콘텐츠 삭제 움직임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됩니다. 그가 구축해온 무결점·성실 이미지는 패션·뷰티 브랜드는 물론 주요 시중은행까지 선호해온 자산이었지만, 의혹이 불거진 순간부터 이 이미지가 크게 훼손되며 브랜드가 중시하는 가치가 흔들릴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되죠.
법적 분쟁도 머리를 아프게 합니다. 광고 계약에는 통상 품위 유지 의무 조항이 포함돼 있습니다. 이를 위반할 경우 모델료의 수 배에 달하는 위약금이 청구되기도 합니다.
김수현 사례만 봐도 사생활 의혹과 관련해 다수 기업과 손해배상 소송에 휘말렸습니다. 쿠쿠전자와 렌탈 전문기업 쿠쿠홈시스, 쿠쿠홈시스의 말레이시아 법인 쿠쿠인터내셔널 버하드는 김수현과 소속사 골드메달리스트를 상대로 약 20억 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바 있습니다. 이들은 논란 이후 광고물을 전면 중단하며 '신뢰관계 파탄'을 이유로 계약 해지를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여기에 논란의 사실관계와 발생 시점에 따라 배상 책임이 제한되는 판결도 나오면서 브랜드와 모델 간 책임 공방은 점점 복잡해지는 양상인데요. 결국 스타 마케팅은 브랜드 인지도를 단숨에 끌어올리는 가장 빠른 길이지만, 스타 개인의 행보에 브랜드의 명운을 맡기는 구조적 한계를 동시에 안고 있는 셈입니다.

수많은 브랜드의 얼굴로 활약하던 스타의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반복되는 일이지만, 차은우의 탈세 의혹으로 업계는 다시 한 번 '한 명에 올인하는 마케팅 구조'의 위험성을 체감하고 있습니다. 내가 선망하는 스타를 따라 소비하는 디토 소비가 굳어진 만큼, 스타의 도덕적 결함은 단순히 브랜드 이미지를 훼손하는 것을 넘어 팬들에게는 배신감을, 소비자들에게는 해당 브랜드 제품 사용에 대한 거부감을 즉각적으로 불러일으키기 마련입니다. 특히 젊은 층은 브랜드의 윤리성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불매 운동'을 적극적으로 장려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모델의 '리스크를 어떻게 분산하느냐'가 전략의 핵심으로 떠오른 배경이기도 하죠.
흔히 발견할 수 있는 전략은 멀티 앰버서더입니다. 글로벌·로컬·부문별 모델을 나눠 운영하면서 다양한 얼굴과 브랜드의 매력을 자랑하는 동시에 특정 스타의 이슈가 브랜드 전체로 번지는 것을 막을 수 있는데요. 실제로 럭셔리 브랜드를 중심으로 한 명의 얼굴이 아닌, 여러 명의 '페르소나'를 동시에 운용하는 방식이 표준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같은 브랜드 내부에서 제품 라인별로 다른 모델을 기용하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패션·뷰티 업계에서는 마이크로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마케팅 효과도 톡톡히 보고 있습니다. 구독자 수십만~수백만 명을 보유한 대형 인플루언서뿐 아니라 수백~수천 명의 팔로워를 지닌 인플루언서들을 활용해 실사용 후기, 제품 추천 콘텐츠를 활발히 제작하며 '진정성'을 어필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죠. 소비자와 직접 소통하는 커뮤니티형 마케팅 역시 큰 호응을 받고 있습니다.
기술을 활용한 대안도 빠르게 확산 중입니다. 버추얼 휴먼과 인공지능(AI) 모델은 스캔들 리스크가 없고, 브랜드가 메시지를 완전히 통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다만 업계에선 '효율은 높지만, 인간만큼의 서사와 감정 몰입을 대체하긴 어렵다'는 평가도 함께 나옵니다.
계약 이전 단계의 평판 검증 강화 역시 필수 절차로 굳어지는 분위기입니다. 과거 SNS, 학교폭력·사생활 이슈, 주변 평판 등을 사전에 점검하고, 계약서상 품위 유지 조항과 위약금 조건을 더욱 구체화하는 방식으로 '사전 차단'에 무게를 두고 있죠.
여전히 스타는 브랜드 인지도를 단숨에 끌어올리는 가장 강력한 장치지만, 그 효과를 지속하기 위해선 한 사람의 이미지에 모든 서사를 맡기는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공감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에 한 명의 스타에게 모든 서사를 맡기기보단 여러 얼굴과 기술, 가치 메시지를 조합해 리스크를 분산하는 구조가 새로운 생존 공식으로 자리 잡고 있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