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바이 쫀득 쿠키’, 일명 ‘두쫀쿠’의 인기가 뜨겁다. 2024년 유행했던 ‘두바이 초콜릿’과 ‘쫀득 쿠키’가 결합된 디저트로, 요식업계 소상공인의 꺼져가던 호흡을 살렸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최근에는 대기업 프랜차이즈와 편의점까지 유사 제품을 잇따라 출시하며 유행에 합류하는 모습이다.
온라인상에 알려진 정보에 따르면, 원조 개발처로 알려진 가게는 레시피나 제품명에 대해 특별한 권리를 주장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오히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처음 만든 사람의 권리는 어디까지 보호될 수 있는지’를 두고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다만 요리 레시피는 저작권법상 ‘저작물’로 보호받기 어렵다는 점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저작권법은 표현을 보호하지만, 아이디어는 보호하지 않기 때문이다. 조리 순서나 재료의 배합 비율은 아이디어의 영역에 속한다.
이와 관련해 미국 법원은 ‘Tomaydo-Tomahdo, LLC v. Vozary(2015)’ 판결에서 레시피에 기재된 재료 목록은 단순한 사실의 나열에 불과하고, 조리법 역시 음식을 만들기 위한 기능적 지시에 지나지 않아 저작권 보호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는 ‘Publications International, Ltd. v. Meredith Corp.(1996)’ 판결에서 확립된 원칙, 즉 레시피가 저작권 보호를 받기 위해서는 단순한 조리 지시를 넘어선 ‘실질적인 문학적 표현(substantial literary expression)’이 포함돼야 한다는 점을 재확인한 것이다.
그러나 예외는 있다. 작성자의 독창적인 문체나 묘사, 비유, 수사 등 최소한의 창작성이 담긴 설명이 레시피와 함께 제시된다면, 온라인 게시물이나 요리책은 저작물로 인정될 수 있다. 요리 과정을 촬영한 영상 역시 앵글이나 화면 구성, 편집에 창작성이 있다면 영상저작물로 보호받는다. 다만 이러한 보호 역시 레시피 자체, 즉 ‘맛의 비결’을 따라 하는 행위를 직접적으로 제한하지는 못한다.
이 지점에서 의문이 제기된다.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에 등장하는 정교한 미식처럼, 누군가 오랜 시간과 시행착오 끝에 완성한 레시피를 다른 이들이 별다른 노력 없이 모방해 음식을 만들고 판매하는 행위는 어디까지 허용될 수 있을까. 실제 유사한 논란은 반복돼 왔다. 과거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출연한 자영업자의 신메뉴 레시피와 명칭을 유사하게 활용한 프랜차이즈 사업이 등장해 논란이 된 사례가 있다.
이 경우 검토 대상이 되는 것이 바로 ‘부정경쟁행위’다.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은 ‘타인의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 등을 공정한 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무단 사용해 타인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를 부정경쟁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실무에서는 레시피가 법 규정상 ‘성과’로 인정되기까지의 문턱이 높다. 차돌박이 전문 프랜차이즈 ‘이차돌’이 또 다른 차돌박이 전문 브랜드 ‘일차돌’을 상대로 제기한 상표권 침해 및 부정경쟁행위 금지 소송이 대표적이다. 원고는 차돌초밥과 차돌쫄면이 기존에 거의 시도된 적 없는 메뉴로, 성과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특허법원은 해당 메뉴가 이미 다른 식당에서도 유사한 형태로 판매되고 있었고, 기존에 알려진 요리 방법에 해당한다며 성과로 인정하지 않고, 상표권 침해만 인정했다.
반면 해운대암소갈비집 사건에서는 법원이 ‘해운대암소갈비’라는 영업표지를 부정경쟁방지법상 성과로 인정했다. 간판이나 독특한 불판, 감자사리 메뉴를 함께 모방한 점을 영업표지의 사용 방법으로 본 것이다. 다만 메뉴 자체만을 따라 한 경우였다면 성과로 인정받기 어려웠을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판례를 종합하면, 레시피만을 모방하는 행위는 부정경쟁행위로 인정되기 어렵지만, 상품의 명칭까지 함께 사용하는 경우에는 위법성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대기업이 ‘두쫀쿠’ 유사 제품을 출시하면서도 ‘두바이 쫀득 쿠키’라는 명칭을 피하고 다른 제품명을 사용하는 이유 역시 이러한 법적 리스크를 고려한 선택으로 해석된다.
강윤희 법무법인(유한) 원 미디어 & 엔터테인먼트팀 변호사는 “요리법은 누군가에게 독점될 수 없다”며 “다만 아이디어가 보호받지 못하는 틈을 타, 거대 자본과 유통망을 가진 기업이 개인이나 소상공인의 창의적인 노력에 편승하는 현실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법무법인(유한) 원’ 미디어·엔터테인먼트팀은 영화, 방송, 공연, 매니지먼트, 웹툰, 출판, 캐릭터 등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반에 걸쳐 자문과 소송을 수행해 왔다. 콘텐츠 산업에서 요구되는 전문성과 풍부한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고객의 입장에서 최적의 법률 솔루션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2023년과 2024년 ABLJ(Asia Business Law Journal)이 선정한 ‘한국 최고 로펌’에 2년 연속 이름을 올리며 엔터테인먼트 분야 전문성을 인정받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