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크로' 갈등 상대원 2구역, 법정 싸움으로 번지나

입력 2026-01-22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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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원2구역 재건축 조감도. (사진제공=상대원2구역 재건축 조합)
▲상대원2구역 재건축 조감도. (사진제공=상대원2구역 재건축 조합)

조합과 시공사가 하이엔드 브랜드를 두고 갈등하고 있는 경기도 성남시 상대원2구역 재개발사업이 법적 다툼으로 넘어갈 조짐이다. 조합이 시공권 계약을 하지 않은 상태로 새 시공사 선정에 나서면서다. 시공사 교체는 조합의 자유지만 일방적 계약해지는 손해배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게 법조계의 판단이다.

2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상대원2구역 재개발 조합은 시공사 계약 해지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새 시공사 선정을 위한 2차 입찰을 진행 중이다. 조합은 19일 2차 현장설명회를 열었고 GS건설이 입찰참여확약서를 제출했다.

상대원2구역은 조합은 2015년 10월 DL이앤씨를 시공사로 선정했으며 이후 두 차례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 적용을 요청했으나 협의가 불발되자 시공사 교체를 검토해왔다. DL이앤씨는 조합에 아크로 대신 리미티드 브랜드를 제안했다.

쟁점은 DL이앤씨가 여전히 시공권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에서 조합이 새 시공사 선정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DL이앤씨는 조합과 협의를 진행하던 중 입찰이 추진되자 절차적 문제를 제기했다. DL이앤씨는 20일 조합에 시공사 교체 절차 중단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내 기존 도급계약의 효력을 전제로 위법 소지가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시공권 해지에 대한 총회 결의가 없어 현재도 법적 시공권은 당사에 있다”고 설명했다.

조합은 시공사를 교체하거나 공사도급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시공사의 귀책사유가 없더라도 조합은 도급인 지위에서 민법에 따라 계약해지가 가능하다. 다만 손해배상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김예림 법무법인 심목 변호사는 “적법한 입찰 절차를 거친다면 시공사 변경을 할 수 있다”면서도 “조합이 일방적으로 도급계약을 해지할 경우 시공사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DL이앤씨도 조합이 새 시공사 선정을 강행한다면 법적 대응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총회를 통한 계약 해지가 이뤄질 경우 손해배상 소송 등 법적 조치를 검토할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조합과의 협의를 통해 신속한 착공과 분양, 사업 재개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합의 시공사 교체 시도가 계속 진행된다면 공사 지연과 사업비 증가가 불가피하다. 실제로 아크로 적용을 요구하다 시공사를 교체한 신당8구역은 입주 시점이 2024년에서 2029년으로 5년가량 늦춰졌다. 흑석9구역은 2018년 롯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한 뒤 하이엔드 브랜드 ‘르엘’ 적용이 무산되자 2021년 현대건설로 시공사를 교체했다. 이 과정에서 공사비는 4490억 원에서 6519억 원으로 늘며 2000억 원 이상 증가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비사업은 조합과 시공사가 같은 배를 타는 사업”이라며 “시공권 해지는 결국 조합과 시공사 모두에게 부담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집행부와 시공사 간 소통이 원활해야 사업도 속도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상대원2구역은 지상 최고 29층, 43개 동, 4885가구 규모의 대형 사업지다. 사업 규모는 약 1조 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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