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갈등’으로 포장됐던 생곡센터… 복마전(伏魔殿) 실체 드러나며 9개 죄목 구속수사

입력 2026-01-21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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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광역시 강서구 생곡마을 전경  (사진제공=부산시)
▲부산광역시 강서구 생곡마을 전경 (사진제공=부산시)

부산 강서구 생곡자원재활용센터를 둘러싼 비리 의혹이 단순한 운영 논란을 넘어 다수의 형사 범죄 혐의로 구체화되며 수사가 전면 확대되고 있다.

주민 갈등으로 치부되던 사안이 현 운영진을 중심으로 한 조직적인 공공자금 유용과 보복 범죄로 이어졌다는 판단 속에, 사법적 책임을 묻는 단계로 접어들었다는 것이 수사기관 안밖의 전망이다.

부산 강서경찰서는 횡령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재물손괴) 등의 혐의로 생곡자원재활용센터 전 대표 A씨를 구속한 뒤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지난 16일 밝혔다. A씨에게 적용된 혐의는 횡령, 업무상 배임, 공동재물손괴, 업무방해, 협박 등 모두 9개 죄목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21일 이투데이의 취재에 따르면 A씨는 센터 대표를 맡았던 2024년부터 지난해까지 센터 운영과 주민 지원에 사용돼야 할 자금 가운데 약 500만 원을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이와 함께 수억 원대 자금 집행 전반에서도 특정 관계자에게 유리한 방식의 부당 집행과 회계 관리 회피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범죄 혐의는 금전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경찰은 A씨가 자신을 횡령 혐의로 고소한 B씨에게 보복성 협박 발언을 하고, B씨가 운영하는 업체를 직접 찾아가 업무를 방해한 혐의도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센터 운영을 둘러싼 갈등이 물리적·위력적 방식으로 비화됐다는 것이 경찰 판단이다.

법원은 증거 인멸 우려와 범행의 중대성을 이유로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은 이번 구속을 계기로 전·현직 센터 관계자와 회계 담당자, 외부 운영 관여자 등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자금 흐름 전반과 공범 구조, 범죄 수익의 최종 귀속 여부가 핵심 수사 대상이다.

센터 집행부에 해당하는 A씨의 전 남편 C씨와 2023년까지 생곡자원재활용센터 대표를 맡았던 D씨 역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재물손괴) 혐의로 불구속 입건돼 조사를 받고 있는 이들이 핵심 수사 대상으로 분류되고 있다.

이번 사건은 그간 지역사회에서 ‘운영권 다툼’이나 ‘주민 내부 갈등’ 정도로 인식되던 문제가 명백한 형사 책임 사안으로 전환됐다는 점에서 파장이 크다.

생곡자원재활용센터는 부산시가 환경기초시설 설치에 따른 주민 피해 보상 차원에서 설립한 시설로, 2016년 이후 운영권과 수익금 배분을 둘러싼 분쟁이 반복돼 왔다. 위탁 방식 변경과 민간 재이양, 운영 중단과 소송 등 행정·사회적 혼선이 누적된 구조였다.

사건은 부산시의 관리·감독 부실 논란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생곡지역 주민지원사업과 센터 운영 과정에서 부산시는 수년간 연간 약 9억 원 규모의 지원금을 지급하고 운영권을 보장했지만, 정식 감사는 단 한 차례도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공공자금이 투입되는 위탁 구조임에도 감시와 통제 장치가 사실상 작동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검찰 단계에서는 범죄 수익에 대한 추징·환수와 함께 센터 운영의 지배 구조, 관리 책임 소재까지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주민 갈등이라는 외피 뒤에 가려졌던 생곡자원재활용센터 문제는 이제 공공시설 위탁 운영의 투명성과 행정 책임을 가르는 시험대로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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