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 AI·자율운항 먹거리 낙점⋯金 신속한 의사결정과 움직임
"3세 경영 시너지 효과도 기대", 친분 넘어 ‘K-조선 패권’ 무기

정기선 HD현대 회장과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대한민국 조선산업의 명운을 바꿀 60조 원 규모의 ‘캐나다 잠수함 프로젝트(CPSP)’를 위해 세기의 승부수를 던졌다. 조선·방산 분야의 3세 경영의 시너지 효과가 개인적 친분을 넘어 ‘K-조선의 패권’을 결정짓는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하고 나선 것이다.
26일 정부와 업계 등에 따르면 정 회장과 김 부회장을 필두로 한 해외 방산 프로젝트 수주를 위한 ‘원팀’ 전략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두 리더는 라이벌 관계를 넘어 각사의 조선·방산 역량을 결집한 공동 대응 전략을 진두지휘하며, 3세 경영의 시너지가 국익을 극대화하는 강력한 승부수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국내 시장의 소모적 경쟁을 지양하고, 한화오션의 잠수함 건조 기술력과 HD현대의 수상함 함정 설계 역량을 결합한 ‘상호 보완적 투트랙’을 핵심 전략으로 채택했다. 양사는 이번 캐나다 잠수함 사업을 기점으로 단순한 수주를 넘어 현지 유지·보수(MRO)와 산업 투자 패키지를 동시에 제안하며 글로벌 해양 패권을 쥐기 위한 전략적 공조를 본격화하고 있다.
과거 HD현대와 한화오션은 대우조선해양 및 STX중공업 인수전부터 KDDX(한국형 차세대 구축함) 사업에 이르기까지, 국내 조선업의 주도권을 놓고 한 치의 양보 없는 경쟁을 이어왔다. 특히 ‘최초의 한국형 이지스함’ 건조 타이틀을 둘러싼 양사의 자존심 대결은 K-조선의 기술력을 끌어올리는 기폭제가 됐다.
이후 두 리더는 각기 다른 경영 전략으로 K-조선의 미래 경쟁력을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했다. 정 회장이 자율운항 전문사 아비커스와 인공지능(AI) 전담 조직을 앞세워 ‘지능형 바다’로의 초격차를 벌리고 있다면, 김 부회장은 미국 필리조선소 인수를 ‘신의 한 수’로 활용해 북미 조선·방산 거점을 확보하며 체질 개선을 완수했다. 특히 한화는 필리조선소를 대미 관세 협상의 지렛대로 삼아 그룹 시총 150조 원 시대를 여는 성과를 거뒀다. HD현대 역시 AI 중심의 공정 스마트화와 역대 최대 규모 솔루션 공급 계약으로 기술 패권을 공고히 하고 있다.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HD현대는 정 회장의 리더쉽으로 AI와 자율운항에서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면, 한화오션은 M&A 등에서 김 부회장의 빠른 의사결정과 움직임이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오일선 기업분석 전문기관 한국CXO 연구소장은 “두 사람 모두 오너 리스크 등 잡음이 없다는 점, 그리고 글로벌하게 사업을 확장해 나가는 감각이 뛰어나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전통 제조업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 새 기술과 결합하지 않으면 어떤 산업도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며 “비슷한 또래의 두 총수 간 경쟁과 협력이 오히려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