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기업 경영에 부담을 주거나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판단되는 23개 인증 제도를 과감히 폐지한다. 또한 43개 제도는 절차를 간소화하거나 비용을 줄이는 방향으로 개선해 기업들의 활력을 제고하기로 했다.
산업통상부 국가기술표준원은 15일 김민석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제9회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인증제도 정비방안'을 보고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정부의 '3주기(2025~2027년) 적합성평가 실효성 검토' 계획의 일환이다. 정부는 올해 검토 대상인 79개 인증 제도 중 85%에 달하는 67개 제도를 대대적으로 정비하기로 확정했다.
구체적으로는 △폐지 23개 △통합 1개 △개선 43개이며, 국민 안전과 직결된 12개 제도는 현행대로 유지한다.
우선 정부는 제도는 만들어졌지만 시장 수요가 없거나 기준이 미비해 사실상 운영되지 않는 인증들을 없애기로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관의 '삼차원(3D)프린팅 소프트웨어 품질인증'이 대표적이다. 이 제도는 2016년 도입됐으나 시장 미성숙 등으로 인증 기준조차 마련되지 않아 폐지가 결정됐다. 기후에너지환경부의 '순환자원 품질인증' 역시 같은 법 내에 유사한 제도가 있어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에 따라 폐지 후 통합된다.
국토교통부의 '스마트도시 인증' 중 실적이 저조한 서비스 및 기반시설 인증 분야도 사라지며, 고용노동부의 '가사서비스 제공기관 인증'은 인증보다는 지정·허가제로 전환하는 것이 적합하다는 판단에 따라 폐지 수순을 밟는다.
유사하거나 중복되는 인증은 하나로 합쳐진다. 산림청의 '목재제품 규격·품질 표시제'와 '목재제품 안전성 평가'는 목적과 대상이 비슷해 기업들이 이중으로 준비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이에 정부는 두 제도를 통합해 한 번의 신청으로 필요한 인증을 모두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기업의 비용과 시간을 줄여주는 개선책도 대거 포함됐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공정거래 자율준수 평가'는 민간 인증인 ISO 37301(규범준수경영체계)을 획득했을 경우 평가 결과를 인정해주기로 해 기업의 중복 부담을 덜었다.
기후부의 '에너지소비효율등급 표시' 제도는 기존에 기본 모델을 먼저 등록해야 파생 모델을 등록할 수 있었던 규제를 풀어, 신규 모델과 파생 모델을 동시에 등록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를 통해 기업들은 신제품을 더 신속하게 시장에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자동차ㆍ부품 인증 및 어린이제품 안전인증 등 민생‧안전 등을 위해 필수적인 12개 제도에 대해서는 유지하기로 했다.
문신학 산업부 차관은 "국민의 민생과 안전은 빈틈없이 보호하되, 기업의 활력을 떨어뜨리는 불필요한 규제는 과감히 걷어내겠다"며 "기술 혁신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인증제도 합리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번에 확정된 정비 방안에 대해 부처별 세부 이행 계획을 수립해 조치하는 한편, 2027년까지 남은 167개 인증 제도에 대해서도 순차적으로 실효성을 검토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