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도 베팅한 ‘AI 신약 개발’…국내외 현주소는?

입력 2026-01-1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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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6-01-14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그래픽=김소영 기자 sue@)
(그래픽=김소영 기자 sue@)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약개발이 전 세계 제약·바이오업계에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 최대 기업인 엔비디아까지 가세하면서 AI 신약개발 경쟁은 기술을 넘어 규모의 싸움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14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엔비디아는 AI를 앞세운 전방위적 신약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엔비디아는 12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막한 '제44회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글로벌 빅파마 일라이 릴리와 함께 앞으로 5년간 최대 10억 달러(약 1조4700억 원)를 투자해 AI 신약 개발연구소를 설립하겠고 발표했다. 이곳에서는 엔비디아의 바이오분야 생성형 AI 플랫폼 '바이오네모(BioNeMo)'를 핵심 플랫폼으로 쓸 예정이다.

제약·바이오산업에 AI를 접목하려는 시도는 이미 상당 기간 이어져 왔다. 국내외 다수 기업이 신약 후보물질 발굴과 전임상 연구 과정에 AI 플랫폼을 활용하며 연구개발 전략의 한 축으로 자리잡았다.

현재 AI 활용이 가장 활발한 영역은 신약 발굴 단계다. 방대한 생물학 데이터를 분석해 질병 타깃을 도출하고, 수많은 화합물 가운데 유망 후보를 선별하거나 신규 분자 구조를 설계하는 데 사용된다. 전임상 과정에서는 독성·약동학 예측과 후보 최적화를 통해 초기 실패 가능성을 낮추는 보조 수단으로 쓰이며, 임상에서는 환자 선별과 시험 설계, 데이터 분석 등을 통해 개발 효율을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런 개별 기능을 넘어 AI 플랫폼과 컴퓨팅 인프라를 중심으로 연구 흐름을 통합하려는 움직임이 확산, AI 활용 방식도 단편적 도구에서 연구개발 전반을 뒷받침하는 기반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 필두에 선 기업이 엔비디아다.

글로벌 빅파마들은 적극적으로 AI를 도입·적용하고 있다. 화이자는 임상시험 설계와 데이터 분석, 규제 제출 과정에 AI를 결합했고,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는 연구 초기 단계의 효율을 높여 비용 절감을 끌어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이번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항암제 연구를 강화하기 위한 바이오의학 영상 AI 기업 모델라(Modella AI)의 인수를 공개해 주목받았다.

AI 기술로 설계된 신약 후보물질들은 아직 품목허가 단계에 이르지 못했지만 임상 시험은 진척을 보이고 있다. 가장 빠른 기업으로는 인실리코메디슨과 리커전파마슈티컬스 등이 꼽히며 각각 폐섬유증 신약과 뇌혈관기형 신약에 대한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국내에서는 파로스아이바이오가 자체 AI 플랫폼을 통해 급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 난치성 고형암 치료제 등의 임상 단계에 진입했다. 신테카바이오, 온코크로스 등은 AI로 후보물질을 설계·발굴해 다양한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JW중외제약, 일동제약과 같은 전통 제약사들도 기존 연구개발 역량을 보완하는 도구로 AI 활용에 적극적이다.

그러나 데이터 규모와 연구 인프라, 임상 경험 측면에서 글로벌 빅파마와의 격차는 여전히 크다. 특히 엔비디아와 같은 거대 기업이 빅파마와 손잡고 대규모 데이터와 컴퓨팅 자원을 한데 묶으면 국내 기업들은 이미 불리한 경쟁 구도에서 더욱 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AI 신약 개발은 글로벌 생태계에서 역할을 재정립해야 하는 과도기를 맞이했다고 볼 수 있다"라면서 “특정 적응증이나 연구 단계에 특화된 역할을 확보하는 것이 현실적인 전략이 될 수 있다”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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