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장 속 쌓이는 하락베팅⋯ 공매도·대차거래 ‘적신호’ [코스피 사상 최고치, 엇갈린 투심①]

입력 2026-01-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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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순보유 12.2조 ‘고착’…상승장에도 하락 대비 유지
대차거래 잔액 121조 돌파…공매도 대기 물량 역대 최대
VKOSPI 한 달 새 18.4%↑…변동성 프리미엄 커졌다

코스피가 연초 7영업일 연속 오르면서 사상 최고치인 4600선을 넘어섰다. 그러나 지수의 고공행진과 함께 ‘하락 대비’ 자금도 동시에 불어나 시장의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 공매도 잔액이 12조 원대에서 좀처럼 줄지 않고 있는 데다 공매도 대기 자금 성격의 대차거래 잔액은 역대 최고치인 120조 원을 돌파했다. 시장 불안을 반영하는 공포지수(VKOSPI)도 큰 폭으로 뛰었다. 강세장 속에서도 고점 부담과 경계 심리가 누적되는 ‘엇갈린 투심’ 구간에 들어선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38.47포인트(0.84%) 오른 4624.79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거래대금도 크게 늘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전날까지 코스피 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24조1050억 원으로 집계됐다. 코스피 월별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20조 원을 돌파한 것은 지난 2021년 1월(26조4778억 원) 이후 5년 만이다. 지난달(14조4170억 원) 대비로는 9조6880억 원(67%) 불었다.

이처럼 지수가 올해 들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거래대금도 크게 늘었지만, 시장 내부에서는 고점 부담과 변동성 확대를 경계하는 움직임이 동시에 감지되고 있다.

이달 7일 기준 유가증권시장의 공매도 순보유잔액은 12조2151억 원이다. 공매도 전면 재개 직후였던 지난해 3월 말(약 3조9000억 원대)과 비교하면 10개월 만에 세 배 이상 불어난 규모다. 올해 들어 공매도 잔액은 △6월 6조8000억 원 △7월 8조6000억 원 △8월 9조8000억 원을 거쳐 10월부터 12조 원대 안팎을 유지 하고 있다. 증시가 계속 오르고 있지만, 내릴 것이라는 기대에 하락 베팅을 염두한 자금이 쌓이고 있다.

공매도는 보유하지 않은 주식을 빌려 먼저 팔고 이후 주가가 하락했을 때 낮은 가격에 되사서 갚는 방식으로 차익을 얻는 투자 기법이다. 따라서 잔액이 늘어난다는 것은 향후 주가 하락에 대한 경계심, 즉 시장 불안 심리가 커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공매도의 실탄으로 불리는 대차거래 잔액도 다시 불어났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같은날 기준 대차거래 잔액은 역대 최고 수준인 120조 원(121조414억 원)을 돌파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30일(111조1047억 원) 대비 약 9조9000억 원(8.9%) 증가한 것이다.

대차거래 잔액은 외국인이나 기관이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를 목적으로 주식을 빌린 뒤 아직 갚지 않은 물량이다. 통상 잔액의 70% 이상이 실제 공매도로 이어진다. 잔액이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주가 하락을 예상하는 세력이 많아지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문제는 공매도와 대차거래 잔액이 단순히 ‘하락 베팅’ 이상의 시장 불안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형 공포지수로 통하는 ‘코스피200 VKOSPI’는 9일 기준 34.16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12월 30일) 28.85 대비 18.4% 오른 수준이다. 지수가 상승하는 동안 ‘시장 불안을 반영하는 VKOSPI 지수도 함께 오른 것이다.

이런 가운데 증시 대기자금도 빠르게 불었다. 금융투자협회 집계 기준 투자자 예탁금은 1월 8일 92조8537억 원으로 사상 처음 90조 원을 넘어섰다. 다만 자금 유입이 커질수록 매수 대기뿐 아니라 헤지·차익거래 등 ‘양방향 포지션’도 함께 두터워지며 공매도·대차·변동성 지표가 동반 확대되는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강대승 SK증권 연구원은 “K자형 경제 성장 구조가 이어지면서 주식시장 내 업종별 쏠림이 심화되고 있다”며 “이런 국면에서는 지수와 달리 개별 종목과 업종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도 함께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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