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경단녀, 재취업 4년 걸리고 임금 40% '뚝'⋯“경력 단절 페널티 없도록 정책 전환 필요”

입력 2026-01-11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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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양성평등 고용정책 방향과 과제. (자료제공=서울여성가족재단)
▲서울시 양성평등 고용정책 방향과 과제. (자료제공=서울여성가족재단)

임신과 출산, 육아 등으로 일터를 떠난 여성이 다시 경제 활동에 복귀하기까지 평균 4년이 넘는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어렵게 재취업에 성공하더라도 10명 중 4명 이상은 이전보다 줄어든 임금을 감수해야 하는 등 ‘경력 단절 페널티’가 여성에게 여전한 상황으로 파악됐다. 이에 기존 경력단절 인원의 ‘재취업 알선’ 위주 정책에서 벗어나 경력을 포기하지 않고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예방’ 중심의 정책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11일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은 이런 내용을 담은 ‘서울시 양성평등 고용정책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해 3월부터 12월 1일까지 서울 여성 노동시장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지속가능한 경력 유지’를 위한 정책 로드맵 마련을 위해 진행했다.

경력 단절이 여성의 경제적 지위에 영향 미치는 규모는 남성보다 더 컸다. 먼저 재취업에 걸리는 시간 역시 여성이 더 오래 걸렸다. 경력 단절 이후 다시 일자리를 구하기까지 남성은 평균 20.4개월이 걸렸지만 여성은 남성의 2.4배에 달하는 48.4개월로 집계됐다.

재취업 기간이 길어지자 여성의 '일자리 하향' 경향도 나타났다. 경력 단절을 겪은 후 재취업한 여성의 42.5%는 ‘과거 주된 일자리보다 임금 수준이 낮아졌다’고 답했다. 이는 경력 단절 후 재취업 남성 중 같은 대답을 한 비중 25.0%보다 17.5%포인트(p)나 높은 수치다. 반면 재취업 후 임금이 비슷하게 유지됐다는 응답은 남성(53.8%)이 여성(35.9%)보다 더 많았다. 보고서는 “여성이 재취업 과정에서 임금 하락을 감수하고서라도 ‘일·생활 균형’이 가능한 일자리를 찾아 하향 지원하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분석했다.

이런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고서는 기존 ‘경력 단절 후 지원’ 방식에서 ‘경력 단절 예방과 유지 지원’으로 정책의 무게중심을 옮겨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단순히 일자리 개수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여성이 일터에서 이탈하지 않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를 위해 ‘양성평등 고용환경 구축과 지속할 수 있는 경력 유지 지원’을 새로운 정책 비전으로 설정하고 4대 핵심 전략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제시했다.

우선 공정한 일터 조성을 위한 ‘양성 평등한 고용환경 강화’와 ‘일·생활 균형 지원’이 시급하다고 봤다. 보고서는 “‘양성평등 공정인사 가이드라인’을 개발・보급하고,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을 대상으로 시범 적용 후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경력 단절의 주원인인 ‘나홀로 육아’ 구조를 깨기 위해 남성 육아 휴직을 활성화하고, 육아기 단축 근로 중 소득 감소를 보전하는 등 제도가 아닌 문화로서의 일·생활 균형을 정착시켜야 한다고 했다.

미래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산업 분야별 성별 다양성 확대’와 ‘생애주기별 맞춤형 지원’도 주요 과제로 꼽혔다. 여성 인력이 돌봄·서비스직 등 특정 직종에만 집중되는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IT, 기술·공학 등 남성 중심 산업으로의 여성 진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것이다. 또 사회초년생의 조기 안착부터 3040 여성의 고용 유지, 중·고령 여성의 적합 일자리 발굴까지 생애 단계별로 고용 안전망을 구축할 것을 주문했다.

보고서는 “여성의 경력 단절은 개인의 선택이 아닌 노동시장의 구조적 문제에서 기인한다”며 “이제는 ‘재취업’이라는 단편적 처방을 넘어 여성이 경력을 포기하지 않고 지속할 수 있는 ‘성 평등한 일터’를 만드는 데 서울시의 정책 역량을 집중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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