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 구호에서 평시 생산·가공·공급으로 조드 대응 구조 전환
FTMR 기반 사료 체계 구축 본격화…몽골 정부 자립 운영까지 염두

한국의 발효사료 기술이 몽골 축산업의 고질적 리스크로 꼽혀 온 ‘조드(dzudㆍ겨울 가축 집단폐사)’에 대응책의 중심축으로 자리한다. 정부는 시범사업 단계에 머물러 있던 발효 완전혼합사료(FTMR) 기반 축산 사업을 올해부터 몽골 전역으로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
12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는 발효사료를 몽골 현지에서 생산·가공·공급 체계 구축에 착수했다. 올해부터 발효사료센터에서 생산된 사료가 몽골 각 지역으로 실제 공급되는 단계에 진입하는 것이다.
조드는 몽골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겨울철 재난으로 여름 가뭄과 초지 황폐화 이후 강추위와 폭설이 겹치면서 가축이 먹이를 확보하지 못해 대규모 폐사로 이어지는 현상이다. 방목 중심 구조가 절대적인 몽골 축산업 특성상 사료 비축과 저장, 유통 체계가 취약하면 피해가 급격히 확대될 수밖에 없다. 조드는 단순한 기후 재해가 아니라 사료 생산·공급 체계 부재에서 비롯된 구조적 문제로 인식돼 왔다. 정부의 이번 결정이 평상 시에도 사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구조를 현지에 정착시키는 방향으로 대응 방식을 바꿨다는 점에서 주목되는 이유다.
FTMR은 조사료와 곡물 등을 혼합ㆍ발효해 저장성과 이용 효율을 높여 조드와 같은 혹한기에도 가축의 먹이 공백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춘 기술이다.
몽골 현지 사료 밸류체인 구축은 농촌진흥청이 주도한다. 농진청은 지역 단위로 실제 사료가 유통·공급되는 체계를 본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는 시범농가 중심의 기술 검증 단계를 넘어 사료 생산과 공급이 현장에서 작동하는 구조로 전환하는 첫 단계다. 현지 운영 주체를 포함한 공급망도 함께 설계한다. 발효사료 생산과 활용을 담당할 협동조합 설립과 연구·지원 기능을 맡는 발효사료 관련 거점 확대도 병행된다. 기술 이전 이후에도 현지에서 시스템이 지속적으로 작동하도록 하기 위한 장치다.

유은하 농진청 국외농업기술과장은 “그동안 기술 개발과 농가 단위 실증을 거친 후 지난해 7월 지방정부와 협약을 체결해 사업 확대를 결정했다”며 “올해부터는 발효사료센터에서 생산된 사료가 지역 단위로 실제 유통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사업은 일정 기간 공적개발원조(ODA) 형태로 몽골 정부와 공동 추진한 후 장기적으로는 몽골 측이 자체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역량을 이전하는 구조”라며 “단기 성과보다 현지에서 스스로 굴러가는 축산 사료 공급체계를 만드는 데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사료 생산·가공 시설의 운영 주체와 비용 부담, 지역별 유통 여건, 초지 관리와 환경 영향 등은 향후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성과 지표 역시 시범사업 기준이라는 점에서 실제 전국 확대 이후 효과를 어떻게 검증할 것인지에 대한 점검도 필요하다.
정부 관계자는 “발효사료를 매개로 한 공급체계가 안정적으로 작동할 경우 조드는 더 이상 축산 생존을 위협하는 치명적 변수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사후 지원에 의존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평상 시에도 작동하는 축산 기반을 만드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