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 유도하려면 출구부터 열어야” [다주택 중과세, 다시 시험대③]

입력 2026-01-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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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주택가.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서울의 한 주택가.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재개에 대한 정부의 결정을 앞둔 가운데 전문가들은 ‘기한을 둔 규제’가 오히려 매물 잠김을 부추길 수 있다고 경고한다. 시장에 매물이 나오도록 하려면 세 부담 압박에만 집중하지 말고 거래세 부담을 낮춰 다주택자의 출구를 열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14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전문가들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의 정책 목표로 내세운 ‘매물 유도’가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양도세 중과 여부에 국한할 것이 아니라 취득·보유·거래 전반에 걸친 세제와 규제를 함께 조정하는 구조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견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본지 자문위원)은 “매물을 시장에 내놓게 하면 해결된다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 취득·보유·양도 전 과정에 걸쳐 규제가 누적된 구조가 본질”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유예된 세금 부담을 낮추는 수준만으로는 매물이 충분히 나오기 어렵고 거래 문턱을 낮춰야 한다는 견해도 제시됐다.

최황수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보유세는 우리나라가 OECD 평균보다 낮아 인상 명분이 있지만 그 경우 거래세는 반드시 낮춰야 한다”며 “주택을 보유하는 데는 부담을 주되 거래 과정에서는 부담을 줄여야 기존 주택자 매물이 시장에 나올 수 있는데 지금 구조는 그와 정반대로 작동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인만 김인만경제부동산연구소장도 “현실적으로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를 1년 추가 연장하는 것이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는 가장 무난한 선택”이라면서도 “근본적으로는 ‘똘똘한 한 채’ 현상을 부추겨온 양도세·취득세 중과 등 다주택자 규제를 과감히 손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보유 주택 가액을 기준으로 과세하되 보유세는 점진적으로 높이고 대신 취득세와 양도세 등 거래세는 기본세율보다 더 낮춰 매물이 자연스럽게 나오도록 출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거래를 직접적으로 가로막는 규제부터 풀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토지거래허가구역이 유지되는 한 거래 자체가 제한돼 매물이 늘어나기 어렵다”며 “허가구역을 해제해야 실제로 거래 가능한 물량이 시장에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출과 세제도 함께 손봐야 효과가 있다”며 “고가 주택을 매도해 차익이 발생하더라도 양도세 등 거래세 부담이 과도하면 손에 쥐는 자금이 크게 줄어 동일 가격대 주택으로의 이동이 사실상 막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존 주택이 원활히 거래될 수 있도록 거래세 완화 등 출구를 함께 열어줘야 시장의 공급·거래가 동시에 살아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밖에 양도소득세 중과를 선택한다면 적용 대상과 범위를 정교하게 설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자문위원)은 “양도소득세 중과 재개를 추진한다 하더라도 그 적용 대상과 규제 지도를 정교하게 재설계하는 작업부터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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