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 일몰을 앞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의 연장 여부를 두고 주택시장이 긴장 국면에 들어섰다. 주택 공급 부족이 고착화된 상황에서 중과세가 부활할 경우 다주택자 매물이 시장에 나오기보다는 오히려 잠길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에서다. 정부가 주택 공급 확대 대책을 예고한 가운데 동시에 거래를 위축시킬 수 있는 세제 신호를 보내는 것은 정책 엇박자라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관가에 따르면 정부가 최근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는 양도세 중과 유예 연장 관련 문구가 빠졌다. 윤석열 정부는 2022년 5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1년 유예한 뒤 매년 경제성장전략에 1년 추가 연장 방침을 명시해왔다. 올해 문구 삭제를 두고 시장에서는 중과 유예 종료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유예가 종료되면 다주택자는 세금부담이 대폭 커진다. 조정대상지역 다주택자가 주택을 매도할 때 2주택은 +20%포인트(p), 3주택은 +30%p의 가산세율 적용이 재개될 수 있다. 현행 세법상 조정대상지역 다주택자는 집을 매도할 때 양도세 기본세율(6~45%)을 적용받고 있다. 지방소득세까지 고려하면 최고 실효세율은 82.5%까지 치솟는다.
지난해 정부의 10·15 대책을 통해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 등 규제 지역으로 묶인 서울 전역과 과천, 하남, 성남 분당구 등 경기 12곳이 대상이 된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재개되면 주택 장기 보유에 따른 세금 감면 혜택인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도 막힌다. 3주택자가 서울 조정대상지역 아파트를 20억 원에 취득해 3년간 보유하다 35억 원(양도차익 15억 원)에 매도한다고 가정하면 유예기간인 5월 9일까지 양도세·지방소득세 합산액은 약 6억2400만 원이다. 하지만 하루 뒤인 5월 10일부터는 3주택 중과(+30%p)와 장특공 배제가 적용되면 세 부담은 약 11억6200만 원으로 늘어난다. 하루 만에 세금을 약 5억3800만 원 더 내야 하는 것이다.
이론적으로 보면 다주택자는 세 부담이 커지기 전에 집을 빨리 파는 게 이득이다. 정부가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두고 고민하는 이유다. 하지만 현재의 시장 여건상 매도보다 추후의 중과 유예나 세제 정비를 기다리는 선택이 합리적으로 수 있어 매물이 잠길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특히 초강력 대출 규제 등으로 주택거래 환경이 녹록지 않은 데다 공급부족으로 전·월세 시장까지 불안정한 상황에서 시장에서 자체 공급되는 매매·임차 물건을 축소시킬 수 있는 대책은 부적절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임미화 전주대 부동산국토정보학과 교수(본지 자문위원)는 “정부가 주택 공급 확대를 강조하면서 동시에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를 다시 꺼내는 것은 정책 신호가 엇갈리는 대목”이라며 “다주택자를 투기 수요로 볼 것인지 임대주택 공급자로 볼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정하지 못한 채 정책을 운용하면서 시장의 혼선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주택자를 지나치게 적대시하는 조치란 지적도 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3주택자의 경우 최고 세율이 82.5%에 달해 거래 비용까지 고려하면 실제로 손에 쥐는 금액은 매도 차익의 10% 안팎에 불과하다”며 “이런 구조에서는 기존 주택을 팔아 상급지로 이동하기는커녕 오히려 주거 수준을 낮춰야 하는 상황이 된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