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감 선거, ‘정치경력’이 변수가 됐다…교육은 뒷전, 진보진영은 동상이몽

입력 2026-01-09 13:37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경기교육감 선거 D-150, 단일화 앞두고 노선 충돌 심화

▲경기도교육감 후보자들 (김재학 기자·제미나이)
▲경기도교육감 후보자들 (김재학 기자·제미나이)
경기도교육감 선거판이 빠르게 정치화되고 있다. 교육 비전과 정책경쟁보다, 정치권 경력과 진영계산이 전면에 부상하는 양상이다. 특히 진보진영 내부에서는 후보 간 시각차와 전략 엇박자가 뚜렷해지며 ‘동상이몽’ 구도가 고착되는 흐름이다.

이번 선거의 핵심 변수는 ‘정치 경력자’의 등장이다. 국회·정당·캠프 경험을 지닌 인사들이 교육감 선거에 뛰어들면서, 교육정책이 교육현장의 필요보다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재단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교육자치의 취지와는 다른 방향으로 선거판이 기울고 있다는 지적이다.

교육감 선거는 법적으로 정당 공천이 금지돼 있지만, 현실에서는 정치적 색채를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 문제는 정치적 배경이 ‘정책 전문성’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진영 결집과 세력계산의 도구로 소비될 때다. 교육정책이 장기비전보다 선거용 메시지로 쪼개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진보진영의 혼선은 특히 두드러진다. 교육개혁, 학생중심정책, 교권보호 등 큰 방향에는 공감대가 있지만, 접근방식과 우선순위를 둘러싼 입장차가 크다. 단일화 논의는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고, 각 후보는 저마다의 명분과 지지기반을 앞세우며 독자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진보 대 보수’ 구도가 아니라 ‘진보 내부 경쟁’이 선거판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치인 그룹 "지자체·정부 협력" vs 교육 전문가 그룹 "현장 중립성"

"정치권에서 경력을 쌓은 인물이 교육감에 선출되면서 교육정책이 교육적 판단보다 정치적 계산에 좌우되는 양상이 반복되고 있다."

성기선 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지난해 11월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이다. 같은 진보진영 출마자인 유은혜 전 교육부 장관, 안민석 전 국회의원을 향한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박효진 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기지부장 역시 지난해 11월 출마선언에서 "장관과 국회의원, 교수 직함이 죽어가는 교육을 살릴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2026년 6월 지방선거를 150일 앞둔 경기도교육감 선거 진보진영에서 '정치인 배제론'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단일화를 앞두고 진영 내 노선 갈등이 공론화되는 이례적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 8명 지자체장 접촉… "소통과 추진력이 해법"

이에 대한 정치인 그룹의 대응은 명확하다. 오히려 정치권 네트워크를 전면에 내세우는 전략이다.

안민석 전 의원은 8일 경기도교육청 기자단 간담회에서 "교육 문제는 학교와 교육청에서만 해결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지자체와 함께 해야 한다"며 "전날 더불어민주당 소속 지자체장 8명과 만나 이 같은 '벽 깨기'에 공감했다"고 밝혔다.

그는 대입 개편 논의와 관련해 "차정인 국가교육위원장 및 최교진 교육부 장관과 뜻을 같이했다"고도 언급했다. 정부·지자체와의 소통 능력을 자신의 핵심 경쟁력으로 제시한 것이다.

유은혜 전 장관은 5일 기자간담회에서 "교육부 장관 시절 코로나19 팬데믹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소통과 공감의 노력을 통해 전 부처 및 지자체와 이를 극복하는 토대를 만들었다"고 자평했다.

중부일보와의 인터뷰에서는 "고교학점제와 이에 따른 대입제도 개편을 구상한 사람으로서 교육부와 협의를 통해 정책을 당초 의도대로 정상화하겠다"고 밝혔다. 정책 설계 경험과 정부 협상 능력을 강조한 발언이다.

두 후보는 각각 10일과 17일 출판기념회를 개최해 정치적 지지기반 확대에 나설 예정이다.

△"현장 경험과 전문성이 열쇠"… 교육 중립성 강조

교육 전문가 그룹은 정반대 논리를 펼친다. 성기선 전 원장은 블로그 글에서 "(교육감은) 학교 현장에서 일상을 지켜가는 교사와 학생의 삶을 중심에 놓고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지켜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효진 전 지부장은 출마 선언에서 "우리 교육이 죽어가고 있다. 이제는 새로운 지도력이 요구된다"며 "문제 해결의 열쇠는 오랜 현장 경험과 전문성"이라고 강조했다. 1991년 교직 입문 이후 32년간 평교사로 재직한 경력을 내세운 것이다.

성 전 원장은 2025년 8월 '경기교육미래포럼' 대표를 맡아 교육 현안 비판을 이어왔고, 같은 해 12월 경기대에서 출판기념회를 개최해 김동연 경기도지사를 비롯한 각계 인사들의 지지를 받았다.

박 전 지부장은 현재 경기교육연대 상임대표를 맡고 있으며, 학생주도교육, 배움중심교육, 현장중심교육 등을 핵심 공약으로 제시하고 있다.

△단일화 방식 놓고 '내부 긴장' 고조

20일 출범 예정인 '2026 경기민주진보교육감 단일화 추진을 위한 경기교육혁신연대'가 4명의 후보와 단일화 기준을 협의할 계획이다.

문제는 단일화 방식이다. 여론조사를 도입할 경우 인지도가 높은 정치인 출신이 구조적으로 유리하다. 유은혜 전 장관은 교육부 장관 출신이고, 안민석 전 의원은 5선 국회의원 경력자다.

반면 성기선 전 원장과 박효진 전 지부장은 일반 유권자 인지도에서 상대적 열세다. 하지만 이들은 '정치인 교육감 경계론'을 명시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도내 교육단체 한 관계자는 "단일화 과정에서 여론조사 방식이 채택되면 정치인 출신이 유리한 건 자명하다"면서도 "문제는 그 이후"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교육 전문가 그룹 지지층이 단일화 결과를 수용할지, 본선에서도 적극 지지할지는 별개 문제"라고 지적했다.

2022년 선거에서 진보 진영은 성기선 전 원장을 단일후보로 선출했지만 임태희 현 교육감에게 패배했다. 당시 일부 진보 교육계에서 "정치권 출신이 아니어서 조직력과 선거운동 역량이 부족했다"는 평가가 나왔고, 이는 현재까지 내부 논쟁의 불씨로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보수 진영, 임태희 단독 체제 공고화

진보 진영 내홍과 대조적으로 보수 진영은 임태희 현 교육감의 독주 체제가 굳어지고 있다. 임 교육감은 언론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추진해 온 과제들을 교육감으로서 완성하고 싶다"며 재선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임 교육감은 취임 후 대입제도 개편, AI 서·논술형 평가시스템 구축, IB(국제바칼로레아) 교육 도입, AI 기반 하이러닝 플랫폼 구축 등을 추진했다. 보수 교육감임에도 합리적 보수 이미지를 구축하며 중도층까지 아우르는 행보를 보여왔다는 평가다.

보수 진영 내에서는 임 교육감 재선 도전 의지가 알려진 후 다른 후보 출마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고 있다. 사실상 본선 직행 구도다.

경기도의회 한 관계자는 "진보 진영이 조기 단일화에 성공하더라도 내부 결속력이 관건"이라며 "2022년처럼 단일화 후에도 내부 불만이 지속되면 선거 구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13년 만에 넘어간 경기교육…'수성 vs 탈환' 구도

2022년 지방선거에서 임태희 교육감이 당선되며 경기도교육청은 13년 만에 보수진영으로 넘어갔다. 진보진영 입장에서는 반드시 되찾아야 할 상징적 지역이다.

경기도는 전국 최대 학생 수(약 120만명)를 보유한 교육 중심 지역이다. 경기도교육감 선거 결과는 전국 교육정책 방향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친다.

도내 교육계 한 관계자는 "경기도교육감은 학교 현장을 깊이 이해하고 그 어려움과 현실에 진정성 있게 공감할 수 있는 리더십이 요구되는 자리"라며 "교실에서 일어나는 작은 변화와 교사의 고민, 학생과 학부모의 목소리를 현장의 언어로 파악하고 반영할 수 있는 후보가 선출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 현장에서 실제로 정책이 어떻게 작동하고 구성원이 체감하는지를 끝까지 고민하며 그 결과에 책임을 다할 수 있는 행정역량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진보진영이 단일화를 통해 내부 결속을 이룰지, 아니면 노선 갈등이 선거 구도에 영향을 미칠지가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는 오는 6월4일 실시된다.

[심층분석]진보 4파전, 각자의 행보

△ 유은혜 전 교육부 장관

2025년 9월 경기교육이음포럼 공동대표로 활동 시작. 이재정 전 경기도교육감이 공동대표 취임식에 참석해 역할을 주문하면서 이 전 교육감의 후광 향배에 관심 집중. 지역구 국회의원들과 공동 주최 형식의 토론회를 진행 중. 최근 수원·화성 토론회에서 진로교육, 지역 간 교육불균형 등 지역교육 현안 청취.

△ 안민석 전 국회의원

경기미래교육자치포럼 공동대표. 이재명 전 대통령 후보 캠프 직속 미래교육자치위원회를 계승한 조직. 2025년 하반기 국회 교육위 소속 의원들과 '경기교육 대전환' 토론회 개최. 같은 해 12월 경기남부·북부·동부·서부 등 4개 권역에서 '경기형 AI 교육 토론회 및 토크콘서트' 진행. 학부모층 접촉 확대.

△ 성기선 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가톨릭대 교수)

2022년 선거에서 진보진영 단일후보로 출마해 임태희 교육감에게 석패. 2025년 8월 '경기교육미래포럼' 대표 취임. 교육현안 비판 및 미래교육공론장 운영. 같은 해 12월 경기대에서 출판기념회 개최, 김동연 경기도지사 등 각계 인사 결집.

△ 박효진 전 전교조 경기지부장

진보 진영에서 가장 먼저 출마 선언(2025년 11월). 1991년 교직 입문 후 32년간 평교사 재직. 전교조 경기지부장 역임. 현재 경기교육연대 상임대표. 학생주도 교육, 배움 중심 교육, 현장중심 교육, 학생 자살 없는 교육, 악성민원 없는 교육, 교직사회 내부 갈등 없는 교육 등 6대 핵심 공약 제시.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최태원 재산분할 다시 다툰다…노소영, 파기환송심 직접 출석
  • 이 대통령 “‘K자형 양극화’ 중대 도전…청년·중소·지방 정책 우선” [2026 성장전략]
  • 의적단 시즌2 출범…장성규·조나단 투톱 체제로 커머스와 선행 잇는다
  • [종합] 코스피, 사상최고치 4586.32 마감⋯6거래일 연속 상승 랠리
  • 생산적금융 드라이브…'AI 6조·반도체 4.2조' 성장자금 공급 본격화 [2026 성장전략]
  • 단독 인천공항 탑승객 줄세우는 스타벅스, 김포공항까지 접수
  • 12월 국평 분양가 7억 돌파… 서울은 ‘19억’
  • 눈물 펑펑… '엄마가 유령이 되었어' F 금기 도서
  • 오늘의 상승종목

  • 01.09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3,366,000
    • +0.53%
    • 이더리움
    • 4,549,000
    • +0.38%
    • 비트코인 캐시
    • 928,500
    • +0.98%
    • 리플
    • 3,078
    • -0.74%
    • 솔라나
    • 200,100
    • -0.1%
    • 에이다
    • 577
    • +1.05%
    • 트론
    • 441
    • +2.08%
    • 스텔라루멘
    • 333
    • -0.6%
    • 비트코인에스브이
    • 28,420
    • +0.67%
    • 체인링크
    • 19,340
    • +0.57%
    • 샌드박스
    • 174
    • +0.58%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