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일유 대부분은 경질유
다양한 연료 생산 위해 해외 원유도 필수적
美정유소 사용 원유 40%는 수입산

미국은 세계 최대 원유생산국이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등 미국 정부 핵심 인사들은 자국 정유업계에 베네수엘라산 원유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그 주된 이유는 원유 품질과 정제 구조의 차이에서 비롯됐다.
최근 수년간 ‘셰일 혁명’으로 서부 텍사스주와 노스다코타 등지에서 막대한 양의 석유가 쏟아져 나왔지만, 이는 미국 정유사들이 선호하는 종류의 원유가 아니다. 셰일유는 대체로 가볍고 황 함유량이 적은 ‘경질유(Light Sweet Crude)’다.
반면 미국 정유시설 상당수는 수십 년 전 캐나다·멕시코·베네수엘라 등에서 수입하는 무겁고 황이 많은 ‘중질유(Heavy Sour Crude)’를 처리하도록 설계됐다.
루비오 국무장관은 4일 ABC방송의 ‘디스 위크(This Week)’에 출연해 “걸프만의 정유시설들은 중질유를 정제하는 데 있어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현재 전 세계적으로 중질유 공급 부족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만큼 (베네수엘라 원유 수입의) 길이 열린다면 민간업계의 엄청난 수요와 관심이 뒤따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연료석유화학제조협회(AFPM)에 따르면 미국 정유설비 용량의 약 70%는 중질유를 사용할 때 가장 효율적으로 가동된다. 특히 미국 최대 규모 정유시설 10곳 중 9곳이 몰려 있는 걸프만 지역은 이러한 중질유 처리 시설의 핵심 거점이다.
최근 몇 년간 베네수엘라의 석유 생산량이 급감하고 그나마 생산된 물량조차 쿠바나 중국 등지로 흘러가면서 미국 정유사들은 공급난을 겪어왔다.
멕시코와 베네수엘라산 원유 수입이 줄어들자 미국 정유사들은 눈을 북쪽으로 돌렸다. 오일샌드에서 중질유 생산을 늘린 캐나다가 그 대안이 된 것이다. 현재 캐나다는 다른 모든 해외 공급국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석유를 미국 정유사들에 공급하고 있다.
결국 미국은 휘발유, 디젤, 항공유, 아스팔트 등 다양한 석유 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최적의 원유 배합(Mix)을 맞추기 위해 정유공장에 투입되는 원유의 약 40%를 여전히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대신 미국 내에서 생산된 과잉 원유(경질유)는 해외로 수출된다. 10년 전 원유 수출 금지 조치가 해제된 이후 미국은 세계 최대의 석유 수출국 중 하나로 변모했다. 이렇게 생산된 미국산 원유는 유조선에 실려 한국, 중국, 인도와 유럽 전역으로 팔려나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베네수엘라 석유 통제 계획은 단순한 자원 확보를 넘어 미국 정유산업의 구조적 갈증을 해소하고 에너지 효율성을 극대화하려는 경제적 계산이 깔렸다고 WSJ는 짚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