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운 4구역 재개발을 둘러싼 종묘 경관 훼손 논란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세운 4구역 주민들은 국가유산청을 향해 종묘 정전 상월대 촬영 허가와 경관 시뮬레이션 공동 검증을 촉구하고 나섰다. 서울시도 주민 요구에 힘을 보태며 “공개적이고 객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정인숙 세운 4구역 주민대표회의 상근위원은 8일 오후 세운상가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세운 4구역은 2004년 정비구역 지정 이후 문화재 규제로 20년 넘게 착공조차 하지 못한 사업장”이라며 “최근 높이계획 변경을 둘러싸고 국가유산청이 이를 정쟁으로 몰면서 지역 주민들의 생존권까지 위협받고 있다”고 했다.
정 상근위원은 “국가유산청과 서울대 등이 각기 다른 경관 시뮬레이션을 공개하면서 혼란과 갈등만 키우고 있다”며 “서울시가 제안한 실증과 공동 검증을 왜 거부하는지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객관적 기준 없이 유네스코만 내세우는 행정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강남은 되고 강북은 안 되는 식의 이중 잣대가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주민들은 △종묘 정전 상월대에서의 시뮬레이션 촬영 허가 △서울시와 국가유산청이 함께 참여하는 공동 검증 등을 요구했다.
김종길 세운 4구역 주민대표회의 위원장은 “세운 4구역은 2004년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20년 가까이 개발이 지연돼 왔다”며 “4년 전부터는 세입자를 모두 내보내면서 임대 수입도 끊긴 상태”라고 했다. 이어 “지난해 10월 높이계획 변경 고시로 사업이 정상화되는 듯했지만, 이후 정치적 논란이 불거지면서 다시 혼란에 빠졌다”며 “공사비 급등까지 겹치면서 사업성은 사실상 사라졌고, 주민들로서는 법적 대응 외에는 선택지가 없는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서울시도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주민들의 문제 제기에 공감하며 국가유산청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세운 4구역 건축물 높이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실제 건물과 동일한 높이의 애드벌룬을 설치해 현장 실증을 진행했고, 그 결과 기존에 공개한 경관 시뮬레이션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
서울시는 이 같은 실증 결과를 공유하기 위해 이날 국가유산청, 기자단, 도시계획위원회 위원들이 함께 참여하는 현장 설명회를 종묘 정전 상월대에서 열 계획이었으나, 국가유산청이 ‘세계유산 보존·관리 및 관람 환경 저해’를 이유로 촬영을 불허하면서 무산됐다고 설명했다 .
안대희 서울시 도시공간본부장은 “시뮬레이션 공동 검증은 결과를 시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할 수 있는 과정”이라며 “국가유산청과의 공동 검증을 통해 역사문화와 도심 개발이 조화를 이루는 방향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