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해병특검, 비데 납품·GPT 메모까지 뒤졌다…구명로비·삼부 2차 특검 전망은

입력 2026-01-08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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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려금 500만원 실체 추적…비데 납품까지 의심
'골프 3부냐, 삼부토건이냐' 끝내 못 가린 특검

▲순직 해병 특검팀을 이끄는 이명현 특별검사가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에서 종합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순직 해병 특검팀을 이끄는 이명현 특별검사가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에서 종합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채상병 순직 사건과 맞물려 제기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로비 의혹'과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이 끝내 규명되지 않은 채 경찰로 넘어갔다. 더불어민주당이 3대(내란·김건희·채상병) 특검 수사 보완을 명분으로 2차 특검법 처리를 예고한 가운데, 이미 진행된 수사에서 무엇이 확인됐고 무엇이 밝혀지지 않았는지에 관심이 쏠린다.

8일 본지가 입수한 채상병 특검팀(이명현 특별검사) 수사기록에 따르면 특검은 구명로비 의혹 입증을 위해 송호종 전 대통령경호처 경호부장을 임 전 사단장과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를 잇는 핵심 연결고리로 상정하고 수사를 진행했다. 그러나 송 씨를 둘러싼 각종 정황을 폭넓게 검토하고도, 두 사람 사이를 잇는 직접적 고리는 끝내 확인하지 못했다.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도 마찬가지였다. 특검은 이 전 대표가 2023년 5월 '멋쟁해병'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서 남긴 '삼부 체크' 발언의 의미를 규명하려 했지만, 해당 발언이 삼부토건을 지칭한 것인지조차 특정하지 못한 채 수사를 마무리했다. 두 사안 모두 특검이 수사력을 집중한 핵심 의혹이었지만, 사실로 확정된 결론은 남기지 못했다.

◆ 특검, 비데 납품 정황까지 검토…임성근-이종호 연결고리 찾기 분투

구명로비 의혹은 김건희 여사 측근으로 알려진 이 전 대표가 송 씨 등 멋쟁해병 단체대화방 멤버들과 함께 채상병 순직 당시 부대장이던 임 전 사단장이 처벌받지 않도록 김 여사를 통해 수사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둘러싼 의혹이다. 특검은 이 의혹에서 임 전 사단장과 이 전 대표 사이에 연결고리가 있었는지를 입증하기 위해 송 씨를 매개로 한 관계의 밀접성을 규명하려 했다.

송 씨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를 보면, 특검은 송 씨를 임 전 사단장의 '후원 회장'으로까지 전제하고 신문을 진행했다. 2022년 10월 송 씨의 해병대 1사단 방문 전후 상황에 주목하며, 격려금 명목으로 500만 원이 전달됐을 가능성을 의심했다.

특검이 "임성근에게 격려금 500만 원을 전달한 사실이 있느냐"고 묻자, 송 씨는 "전혀 없다"고 부인했다. 송 씨는 "'혹시 격려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말이 오간 적은 있지만, 돈을 걷거나 준비한 사실은 없다"며 "사단 방문 시 통상적으로 나오는 이야기 수준이었다"고 해명했다.

특히 특검은 이 과정에서 해병대 1사단에 대기업 계열 가전업체 비데가 납품된 사실을 제시하며, 이를 매개로 한 대가성 금전 전달 가능성까지 살폈다. 특검은 "비데 납품에 피의자 지인 A 씨가 관여했고, 그 대가로 A 씨가 피의자를 통해 500만 원을 임 전 사단장에게 전달한 것 아니냐"고 물었지만, 송 씨는 납품 관여와 금전 전달 가능성을 모두 부인했고, 이를 뒷받침할 물증은 확보되지 않았다.

▲멋쟁이해병단톡방 멤버인 대통령경호처 출신 송호종 씨가 18일 서울 서초구 순직해병 특검팀(이명현 특별검사) 사무실에 참고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멋쟁이해병단톡방 멤버인 대통령경호처 출신 송호종 씨가 18일 서울 서초구 순직해병 특검팀(이명현 특별검사) 사무실에 참고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 자필 메모 놓고 공방…'삼부 체크' 의미 추궁

특검은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송 씨의 자필 메모를 주요 단서로 검토했다. 해당 의혹은 이 전 대표가 2023년 5월 단체대화방에서 "삼부 체크"라고 언급한 후 삼부토건 주가가 급등하면서, 해당 발언이 주가조작과 연관된 신호였는지를 두고 제기된 의혹이다. 대화방 멤버들은 '삼부'가 삼부토건이 아닌 '골프 3부'라고 주장해왔다.

특검에 따르면 송 씨 자택 압수수색 과정에서 확보한 자필 메모에는 '삼부'에 대해 "사업 정보 교환 차원", "운동 격려 목적", "정치·로비와 무관하다"는 취지의 여러 설명이 적혀 있었다. 특검은 이를 근거로 송 씨가 삼부를 삼부토건으로 인식하고 있었을 가능성을 추궁했다.

특검이 "삼부가 삼부토건을 의미하는데, 이를 감추기 위해 여러 표현을 메모한 것 아니냐"고 묻자, 송 씨는 "조사에 대비해 챗GPT에 질문해 나온 답변을 정리한 것일 뿐"이라며 범죄 인식을 부인했다. 특검은 이후에도 '삼부 체크' 발언의 의미를 캐물었지만, 해당 발언이 삼부토건을 지칭했다는 점을 단정할 증거는 확보하지 못했다.

◆ 수사 범위 넓혔지만…남은 건 '미규명'

특검 수사기록을 종합하면, 특검은 송 씨를 중심으로 두 의혹을 규명하려 했으나 직접적인 금전 전달이나 명시적 청탁을 입증할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채 수사 범위를 확장해온 양상이 두드러진다. 채상병 순직 사건 이전인 2022년에 이뤄진 비데 납품 정황까지 수사 선상에 오른 점을 두고, 직접적인 물증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을 방증하는 대목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자필 메모 역시 수사 대응 차원의 정리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데다, 이를 뒤집을 물증이 나오지 않았다는 점에서, 물증 확보보다는 해석과 추정에 기대 수사가 이어졌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법조계에서는 이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특검을 거치며 수사가 상당 부분 진행된 만큼, 추가 수사가 이뤄지더라도 새로운 물증이 나올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수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범위는 상당 부분 소진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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