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아동 예방접종 권장 질병 기존 17종에서 11종으로 축소…의료계는 반발

입력 2026-01-06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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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타바이러스와 코로나19, 인플루엔자 등 제외
HPV 백신 접종 횟수 2회에서 1회로 축소
트럼프 행정부 “선진국 기준 반영” 강조
의료계 “공중보건 후퇴…어린이 건강 위험”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EPA연합뉴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모든 어린이에게 백신 예방접종을 권장해온 질병 항목을 기종 17종에서 11종으로 축소하기로 하며 미국 내에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미 보건복지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여러 선진국 사례를 검토했다”며 “이를 토대로 미국 소아 예방접종 관행에 대한 과학적 평가 권고안을 수용해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실행을 지시했다”고 발표했다.

CDC는 이번 새 권고안에 따라 아동 예방접종 범주를 △모든 아동에게 권장되는 예방접종 △특정 고위험군·집단에 권장되는 예방접종 △공유된 임상 결정에 기반을 둔 예방접종 등 세 종류로 분류했다.

이와 함께 모든 아동에게 권장되는 예방접종의 종류를 기본 17종에서 11종으로 축소됐다.

홍역, 유행성 이하선염(볼거리), 풍진, 소아마비, 백일해, 파상풍, 디프테리아, B형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Hib), 폐렴구균 질환, 인유두종바이러스(HPV), 수두 등은 이전처럼 항목에 포함됐다.

하지만 기존엔 포함됐던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와 A·B형 간염, 뎅기열, 수막구균성 질환 등은 특정 고위험군·집단에만 권장하는 것으로 변경됐고, 로타바이러스와 코로나19, 인플루엔자 등은 임상 결정에 기반을 둔 예방접종으로 분류해 의사 판단이 있을 때만 접종하도록 바뀌었다.

또한, CDC는 HPV 백신의 경우 1회 접종이 2회 접종과 동일한 효과를 낸다는 결론을 내고 백신 접종 횟수를 기존 2회에서 1회로 축소하기로 했다.

미 행정부는 이번 권고안이 20개 선진국의 사례를 대상으로 한 비교 검토 결과를 토대로 마련된 만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10개 질병에 대해서만 예방접종을 실시하고 있는 덴마크 사례를 강조하기도 했다.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부 장관은 “철저한 검토 끝에 우리는 투명성을 강화하면서 미국의 소아 예방접종을 국제적 중론에 맞추기로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보건·의료계에서는 보건부의 이번 결정에 반발하고 나섰다고 WP는 보도했다. 공개 토론이나 장기간의 검토 없이 이뤄진 이번 결정으로 인해 어린이들의 건강이 이전보다 위험에 빠질 가능성이 커졌다고 평가하기 때문이다.

미 소아과학회의 숀 오리어리 박사는 “세계 각국은 자국 인구의 질병 수준과 보건 시스템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권장 백신의 종류를 결정한다”며 “이처럼 공중보건 정책은 다른 국가의 정책을 단순히 따라 하는 식으로 할 수는 없는 것인데 미국 정부는 그러한 일을 추진한 셈”이라고 비판했다.

마이클 오스터홀름 미네소타대 백신 연구원은 “인플루엔자, 간염, 로타바이러스 등을 예방하는 백신 접종 권장을 포기하고, HPV 권장 접종 횟수를 무리하게 변경하는 것은 미국 어린이들의 입원 및 사망 가능성을 높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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