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의 단절 없는 계속범행이라 보기 어려워”
“단일한 범의下 이뤄진 포괄일죄 법리오해”
대법원이 ‘교비 횡령 의혹’을 받는 이인수 전 수원대학교 총장에게 적용된 ‘업무상 배임’ 부분을 전부 파기했다. 이에 따라 이 전 총장은 재판을 다시 받게 됐다. 하지만 무죄 취지는 아니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업무상 횡령‧업무상 배임‧사립학교법 위반 혐의가 있는 이 전 총장에 대한 상고심을 열고 유죄 취지 파기‧환송을 판결했다. 사건은 수원지법 형사항소부로 돌아간다.
이 전 총장은 수원대 총장으로 재직하던 2012~2017년 대학 자금으로 △교원‧직원 관련 각종 민‧형사 소송 변호사비 및 소송비용 △교직원 임면에 관한 언론보도 대응을 위한 법률 자문료 △수원대 설립자 추도식 비용 △배우자를 동반한 외유(外遊)성 미국 방문 항공료와 출장경비 △개인명의 단체 연회비‧후원금‧경조사비 등을 학교 교육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음에도 교비회계에서 유용하는 등 총 3억여 원을 횡령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대법원은 이 모든 행위들을 하나의 범죄로 본 원심 판단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앞서 1심 법원은 교비 지출 대부분이 학교 교육과 직접 관련이 없고, 개인적‧법인적 용도로 사용된 점을 들어 업무상 횡령과 사립학교법 위반을 인정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1심은 업무상 배임 부분을 무죄로 봤다.
2심 재판부는 이 같은 1심을 깨고 되레 형량을 올려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면서도, 각종 소송비용 관련 횡령 부분은 과거 확정 판결과 범행 동기‧방법‧기간이 동일한 포괄일죄 관계에 있다며 ‘면소’로 판단했다.

대법원은 그러나 추도식비‧개인항공료‧연회비‧후원금‧경조사비 등 나머지 횡령 행위까지 선행 사건과 단일하고 계속된 범의에 따라 이뤄진 포괄일죄로 본 것은 법리 오해라고 꼬집었다. 횡령금 사용처‧목적‧이익의 실질적인 귀속 주체가 서로 달라 범행 동기와 성격이 동일하다고 보기 어렵고, 범의가 단절 없이 계속된 범행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대법원은 커피‧음료 자판기 설치‧운영 임대료에 관한 업무상 배임 부분은 원심을 수긍한 반면 구내 서점 운영 임대료와 관련한 업무상 배임 부분에 대해서는 “피고인이 수입을 교비회계가 아닌 법인회계로 편입했다는 사정만으로 업무상 배임 피해자로 특정된 학교법인에 재산상 손해를 가했다거나 행위자인 피고인이나 제3자가 재산상 이익을 취득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 취지로 판시했다.
때문에 파기 범위가 커졌다. 대법원은 원심 판결 중 면소 부분과 ‘구내 서점 운영 임대료 관련 업무상 배임’ 유죄 부분을 파기했다. 나아가 원심이 ‘구내 서점 운영 임대료 관련 업무상 배임’ 부분과 나머지 유죄 부분이 포괄일죄 관계에 있다는 이유로 피고인에 대해 하나의 형을 선고했으므로, 결국 원심 판결 중 면소 부분과 유죄 부분은 전부 파기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일경 기자 ekpa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