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겨울은 평년보다 높은 기온이 예상된다고 하지만 피부로 느끼는 추위는 단순 숫자로 정의하기 힘들다. 매서운 겨울바람은 사람을 차별한다.
밥상공동체 연탄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국내 연탄사용가구는 5만9695가구다. 이 중 서울시에도 1129가구가 연탄을 사용하고 있다. 연탄사용가구는 매년 감소하고 있지만, 이는 자발적 선택이 아니다. 실제로는 △도시 재개발 △연탄공장 폐업 △연탄가정 고령화 등 구조적 이유로 인한 불가피한 결과다.
특히 매년 연탄사용가구수가 비슷하게 유지되는 서울은 경기침체, 노후화된 주거환경 탓에 여전히 추운 겨울을 연탄에 의존하고 있다.
고비용 에너지인 도시가스와 전기보일러 대신 저비용 에너지인 연탄에 의존하는 연탄사용가구는 대부분 경제적 능력이 부족해 주거형태를 바꾸는 것이 어렵다. 독거노인의 경우 고비용 에너지인 난방비를 감당하지 못하고 다시 연탄을 때는 경우도 존재한다고 한다.
아울러 이제 연탄마저 ‘금탄’이 됐다. 연탄 한 장 가격은 2015년 500원 수준이었지만 2024년 800원을 넘어섰고, 지난해엔 배달료까지 포함해 1200원에 달한다. 겨울철 한 가구가 하루 평균 4장을 사용한다고 하면 한 달에 120장, 비용으로 따지면 14만 원이 필요한 셈이다.
더 큰 문제는 연탄이 필요한 사람은 여전히 존재하는데 공급이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광해광업공단에 따르면 2020년 30개였던 연탄공장 수는 지난해 16개로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공장이 사라지면서 운송거리가 멀어지니 비용이 더해지고 그 부담은 고스란히 연탄이 필요한 사람들의 몫이 된다.
서울시는 에너지바우처를 지원하고 있지만 겨울을 따뜻하게 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 서울에너지공사에 따르면 에너지바우처 지원금액은 △1인 가구 29만5200원 △2인 가구 40만7500원 △3인 가구 53만2700원 △4인 가구 70만1300원이다. 이마저도 하절기와 동절기가 통합된 지원금액이다. 나머지는 민간 후원에 의존해야 하는데 경기침체로 후원금도 줄고 있다.
기후위기 시대 석탄은 사라져야 할 에너지원으로 여겨지지만 취약계층에게 연탄은 여전히 매서운 겨울을 나기 위한 생존 필수품이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취약계층은 비싼 난방비를 치르고 있다. 연탄공장이 사라지는 건 불가피하다 해도 연탄이 생존과 직결되는 취약계층에 대한 대책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