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 및 위기설 돌파 시급...혁신경영 복안 주목
辛 “계획과 실행 간극 줄여라”…성과중심 경영 가속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5일 올해 상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옛 사장단회의)을 소집했다.
작년 말 단행한 2026년도 임원인사에서 ‘부회장단 전원 퇴진’이란 초강수를 둔 신 회장은 이번 VCM에서 유통ㆍ식품ㆍ화학 등 핵심 계열사의 올해 사업 추진 계획을 살피고 혁신 과제를 주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대적인 세대교체를 단행한 이후 처음 열리는 VCM인 만큼 새로 선임된 최고경영자(CEO)들은 각자의 경영 능력을 내보이는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는 15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신 회장 주재로 2026년 상반기 VCM을 연다. 롯데지주 및 계열사 CEO가 참석해 상반기 경영 전략과 중장기 사업 방향 등을 논의할 방침이다.
이번 VCM은 작년 말 고강도 쇄신 인사 이후 처음 열리는 사장단 회의라 기존 VCM과 한층 무게감이 크다는 게 롯데 안팎의 중론이다. 지난 인사를 통해 기존 HQ(헤드쿼터) 체제가 해체되면서 계열사는 이사회 중심을 책임 경영이 강화됐고, 이전보다 신상필벌 기조가 강해졌다. 이로 인해 롯데 주요 계열사는 지난해보다 실적 등 성과가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신 회장은 최근 열린 VCM에서 지속해서 쇄신을 주문해왔지만, 눈에 띄는 성과는 크게 보이지 않았다. 이로 인해 작년 상반기 VCM에서도 고강도 체질 개선을, 하반기 VCM에서는 선제적 대응과 실행력 제고를 각각 강조했다. 그런데도 롯데그룹의 작년 3분기 실적은 신통치 않았다. 롯데쇼핑과 롯데웰푸드의 영업이익은 감소했고 롯데케미칼은 적자는 개선했지만, 외형이 줄었다.
이로 인해 그동안 ‘안정 속 쇄신’을 추구해온 신 회장은 결국 작년 말 임원인사에서 고강도 쇄신의 칼을 빼들고 승부수를 던졌다. HQ 체제 해체로 인해 부회장단이 전원 퇴진했고, 전체 CEO의 3분의 1에 달하는 20명의 CEO를 교체했다. 롯데백화점, 롯데마트·슈퍼, 롯데e커머스 모두 수장을 바꿨다. 2025년도 임원인사를 통해 대규모 혁신을 단행한 화학 부문 계열사에 이어 유통부문 대수술을 단행한 것이다. 또 60대 이상 임원 절반이 옷을 벗으면서 세대교체도 속도를 냈다. 업계는 2026년도 롯데 임원인사를 신 회장이 경영권을 장악한 2015년 이후 가장 쇄신 강도가 높은 인사로 평가한다.
이는 지난해 고조된 위기감이 반영된 결과다. 2024년 말 불거진 롯데그룹 유동성 위기설(모라토리엄 선언설)로 인해 롯데는 지난해 내내 직간접적인 타격을 입었다. 롯데지주는 즉각 “사실무근”으로 대응했지만 작년 말 또 한 번 롯데건설과 관련한 위기설이 불거지는 등 곤욕을 치렀다. 유통과 화학 등 주력 사업은 부진이 계속됐다. 이에 따라 비효율 사업 철수, 계열사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 등을 통해 체질 개선에 열을 올렸다.
HQ 체제 폐지로 인해 부문별 옥상옥(屋上屋) 구조가 없어지면서, 이번 VCM에서는 각 계열사의 '각자도생' 전략이 눈에 띄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도 이번 VCM에서 새로운 사장단에 계열사별 경쟁력 강화를 위한 혁신과 성과 보고를 요구할 것으로 관측된다.
신 회장은 이미 올해 신년사에서 “변화를 예상해 우리의 전략과 업무방식을 다시 점검해달라”며 “계획과 실행의 간극을 줄여 올해를 지속가능한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는 해로 만들자”고 강조했다. 이어 “그동안 끊임없이 혁신의 필요성을 이야기했지만, 실행력이 뒷받침되지 않아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지 못했다”며 △차별화된 성과 △변화에 선제적 대응 △강력한 실행력 등을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