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의 미소, 워싱턴의 눈초리’…韓 산업 ‘전략적 모호성’ 시험대 [한중 정상회담]

입력 2026-01-05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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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빈 자격으로 중국을 방문하는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4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 1호기에 올라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국빈 자격으로 중국을 방문하는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4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 1호기에 올라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의 방중을 계기로 한·중 경제 관계 복원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첨단 산업의 근간인 ‘한·미 기술 동맹’이라는 거대한 파고가 우리 기업들의 발목을 잡고 있어, 재계는 해빙 무드를 반기면서도 미국의 대중 압박이라는 현실적 제약 사이에서 정교한 줄타기가 요구되고 있다. 미·중 패권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이재명 정부가 한·미 공조를 유지하면서도 중국과의 산업 협력을 끌어내는 ‘전략적 모호성’을 어떻게 구체화할지가 이번 경제 외교의 성패를 가를 핵심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이번 방중에는 재계 인사들이 대거 동행했다. 반도체·배터리·디스플레이 등 핵심 산업을 중심으로 중국과의 협력 가능성을 타진하려는 산업계의 기대와 현실적 필요가 동시에 반영됐다는 평가다.

이번 방중을 계기로 실질적인 경제 협력 성과도 가시화되고 있다. 하지만 미·중 패권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한국과 중국이 협력 폭을 넓히는 모습 자체가 미국에는 기술·공급망 관리 전략의 변수로 읽힐 수 있다. 미국 입장에선 동맹국의 대중 협력 움직임이 첨단 기술 협력이나 공급망 우회로 이어질 가능성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다.

장우영 대구가톨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미국은 지금 공존보다 자국 이익을 중심으로 동맹을 재편하는 단계”라며 “한국이 중국과 어떤 산업에서, 어느 수준까지 협력하느냐는 미·중 경쟁 구도 속에서 계속 점검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미국의 수출 규제와 기술 통제 기준은 산업별로 다르며, 유동적이다. 이에 기업들은 어디까지 허용되는지를 경험적으로 학습하며 움직여야 한다. 정부 차원에서도 한·미 기술 협력 틀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중국과의 실용 협력을 모색해야 하는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이에 전문가들은 반도체 등 미국의 국가안보와 직결된 최첨단 분야보다 바이오·에너지·실버산업 등 미·중 갈등과 상대적으로 거리가 먼 영역에서의 실용적 협력을 우선적으로 모색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우수근 한중글로벌협회장은 “미·중 양극 구도를 단순히 ‘샌드위치’로 볼 것이 아니라, 이를 활용해 국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적 사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백서인 한양대 글로벌문화통상학부 교수도 “한국은 이미 미국과 기술 번영 파트너십을 맺은 만큼 대중 협력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며 “미국의 기준에 저촉되지 않는 선에서 한국이 중국 기술을 어떻게 활용하고, 이를 통해 수출과 경쟁력을 유지할지가 핵심 과제”라고 말했다. 이어 “첨단 분야 협력은 제약이 큰 만큼 간접적인 방식에 그칠 수밖에 없다“며 “다만 메모리·반도체 분야를 제외하고 많은 산업은 중국이 앞서고 있어 한국은 협력과 경쟁을 같이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이 대통령은 중국 국영 CCTV와 인터뷰에서 “과거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 논리가 있었는데, (이제는) 대한민국의 ‘전략적 자율성’이 매우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이번 방중의 성과는 한·중 산업 협력 확대 여부를 넘어, 미·중 경쟁 구도 속에서 한국이 미국과의 기술 공조 안에서 전략적 자율성을 얼마나 확보했는지로 평가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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