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거래소 중심 기존 사업 갱신 조짐
FIU, 심사 기조 '전향적' 변화하나

가상자산사업자(VASP)로 신고한 기업들의 사업 심사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가상자산 관련 법안 통과가 지연되면서 사업 심사 당국인 금융정보분석원(FIU)이 신규 사업자를 늘리는 데 보수적인 기조를 보였기 때문이다. 다만, 대형 거래소를 중심으로 면허 갱신이 재개되면서 업계에서는 불확실성이 점차 해소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4일 금융위원회 산하 FIU에 따르면 지난해 가상자산사업자로 신고해 최종 수리된 사업자는 총 두 곳에 그쳤다. 이는 2024년 총 네 곳(DSRV·인엑스·비댁스·돌핀)이 당국 심사를 통과한 것과 비교해 절반 수준으로 감소한 수치다. 2024년에 하나은행과 공동으로 설립한 비트코리아도 신고한 이후 신고 수리를 받지 못한 상태다. 가상자산사업자는 사업을 하기 위해 FIU에 신고를 하면 되지만, FIU가 신고를 수리하지 않으면 사업을 할 수 없어 사실상의 인가제의 구조를 띤다.
1월에는 가상자산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서비스를 영위하는 해피블록이 가상자산 교환·이전·보관관리·매매 업무에 대해 신고 수리를 받았다. 이어 8월에는 블록체인 보안 사업을 하는 블로세이프가 가상자산 이전 및 보관관리 업무로 사실상의 인가를 받았다.
신고 접수부터 수리증 교부까지 걸리는 시간도 크게 늘었다. 평균 소요 기간은 2024년 11개월에서 지난해 16개월 수준으로 증가했다. 특히 블로세이프의 경우 신고 접수 이후 수리까지 600일이 넘게 소요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 따르면 신고 수리가 지연되면서 아직 국내에서 영업을 시작하지 못한 가상자산사업자도 다수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그간 보수적으로 운영되던 FIU의 심사 기조가 최근 들어 기존 대형 사업자를 중심으로 변화 조짐을 보인다는 평가도 나온다. FIU는 지난달 23일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의 가상자산사업자 면허 갱신을 허용했다. 2021년 처음 가상자산사업자로 신고한 두나무는 갱신 기한이 도래한 지 약 1년 4개월 만에 신고 수리를 받은 셈이다.
FIU는 제재심의위원회를 거쳐 지난해 11월 두나무에 과태료 352억 원 부과를 결정했다. 제재 절차가 마무리되면서 면허 갱신도 수리된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코빗은 지난해 9월, 빗썸·코인원·고팍스는 10월에 각각 갱신 신고서를 제출한 상태다. 이중 코빗은 지난달 31일 FIU 제재심의위원회로부터 기관경고 및 과태료 27억3000만 원 부과 조치를 통보받아 두나무 사례와 유사하게 갱신 심사가 진행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한편 두나무가 가상자산사업자 갱신의 신호탄을 쏘면서 업계에서는 거래소를 중심으로 불확실성이 점차 해소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1위 사업자의 사업 지속성에 대한 우려가 해소된 만큼, 후순위 거래소들도 갱신 절차가 마무리되면 신사업 확장과 대규모 투자, 기업공개(IPO) 추진 등에서 더욱 적극적인 행보에 나설 여지가 생길 것이란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