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3지방선거를 앞두고 부산시장 선거가 단순한 여야 대결을 넘어 다자 구도로 재편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준석 대표가 이끄는 개혁신당이 부산을 전략 지역으로 인식하고, 젊은 시장 후보를 전면에 내세울 경우 선거의 캐스팅보트로 부상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정치권에서 힘을 얻고 있다.
이 대표는 그간 공개·비공개 자리에서 "부산은 세대 전환과 정치 실험이 동시에 가능한 도시"라는 인식을 드러내 온 것으로 전해진다. 수도권과 달리 진영 충성도가 완전히 고착되지 않았고, 2030 유권자 비중이 높아 제3지대 정치가 실험될 수 있는 토양이라는 판단이다.
정치권에서는 개혁신당이 부산시장 선거에서 '젊은 후보'를 전면에 배치할 경우, 보수 진영 내부에서 중도보수 '카니바리제이션(자기잠식 효과)'이 발생할 가능성을 주목한다. 이는 민주당으로의 이탈이 아니라, 기존 국민의힘 지지층 일부가 개혁신당으로 이동하면서 보수 진영 전체의 득표 효율이 급격히 낮아지는 구조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개혁신당은 민주당보다 오히려 우리 지지층을 더 정교하게 겨냥하고 있다"며 "중도·청년·비이념 보수층이 흔들릴 경우 판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뉴욕 조란 맘다니 전략'의 부산식 변주
개혁신당 내부에서는 미국 뉴욕 정치권에서 주목받은 조란 맘다니(Zohran Mamdani)의 선거 전략을 부산에 적용할 수 있다는 인식도 공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맘다니는 전통적 민주·공화 구도 바깥에서 △젊은 세대 △생활비·주거·교통 등 체감형 의제 △기존 정치에 대한 피로감을 결합해 고정 지지층은 적었지만 선거 판 전체의 흐름을 바꾼 인물로 평가된다.
개혁신당 역시 ‘이념 대결’이 아닌 △세대 교체 △생활 정치 △도시 행정의 실무 능력을 전면에 내세워, 박형준 시장과 민주당 후보 모두와 차별화하는 전략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정치권 관계자는 “누가 이기느냐보다, 누가 판을 바꾸느냐의 싸움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이 주목하는 이른바 '개혁신당 8% 시나리오'는 부산에서 특히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단순 득표율이 아니라, 구조적 영향력 때문이다.
데이터를 보면 그 이유가 분명해진다.
최근 공개된 부산시장 선거 관련 여론조사들을 보면 여야 후보 간 격차는 대체로 5~10%포인트 범위에 형성돼 있다.
이는 제3지대 후보가 7~8%의 지지율만 확보해도, 선거의 승패를 좌우할 수 있는 구조라는 뜻이다. 다시 말해 개혁신당의 득표는 '의미 있는 지지' 수준을 넘어, 결과를 바꾸는 결정적 변수가 될 수 있다.
인구 구조 역시 이를 뒷받침한다. 부산 유권자 가운데 20·30대 비중은 약 33%에 이른다.
이 가운데 절반 정도만 제3지대 후보로 이동해도 전체 득표율 5% 이상을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젊은 세대를 겨냥한 후보와 메시지가 실질적인 파급력을 가질 수 있는 이유다.
과거 선거 데이터 역시 부산의 특수성을 보여준다. 부산은 역대 지방선거나 총선에서 무소속·군소정당 후보가 평균 6~9%의 득표율을 기록해 온 지역이다. 이는 제3후보의 표가 곧바로 사표로 인식되지 않는 정치 문화가 형성돼 있다는 뜻으로, 개혁신당이 일정 수준 이상의 득표를 기대할 수 있는 구조적 배경으로 작용한다.
이런 요소들을 종합하면, 개혁신당의 8% 득표는 상징적 수치가 아니라 실제로 부산시장 선거의 판을 흔들 수 있는 '현실적인 숫자'라는 평가가 나온다.
물론 선거가 5개월 이상 남아 있고, 부동층 비중이 높은 데다 '샤이보수' 결집 가능성도 여전히 변수로 남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부산시장 선거가 기존의 양당 구도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은 이전보다 훨씬 커졌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여의도 정치권의 한 인사는 "개혁신당이 승리하지 않더라도, 어느 진영의 승리를 막느냐에 따라 정치적 존재감은 극대화될 수 있다"며 "부산은 그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도시"라고 말했다.
결국 이번 부산시장 선거는 여야 대결이 아니라, 보수 재편과 세대 전환의 실험장으로 성격이 바뀌고 있다.
이준석 대표의 ‘젊은 정이한 대변인 카드’가 단순한 도전으로 끝날지, 아니면 지방선거의 캐스팅보트를 쥐는 전략적 한 수가 될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