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 거점 ‘주룽섬’, ‘저탄소 테스트베드’로
끊임없는 선제적 노력이 허브 핵심 비결

싱가포르는 석유나 천연자원이 매장돼 있지 않아 대부분 에너지를 수입에 의존하는 도시국가임에도 세계적인 에너지·첨단 산업 허브로 꼽힌다. 더 나아가 최근에는 친환경 에너지 전환과 디지털 인프라 확대를 동시에 추진하는 전례 없는 전략을 본격 가동하며 또 한번의 도약을 꾀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국가 전략 산업단지인 주롱섬이 있다.
1일 싱가포르 매체 스트레이츠타임스·비즈니스타임스 등에 따르면 주롱섬은 싱가포르 서남부 해안에 있는 세계적 규모의 인공섬으로, 싱가포르의 정유·석유화학·에너지 산업의 핵심 거점이다. 다국적 에너지 기업과 화학기업들이 집적해 있다.
싱가포르 정부는 이 섬을 화석연료 생산기지 이상으로 확장하는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싱가포르경제개발청(EDB)과 싱가포르도시공사(JTC)는 지난해 10월 싱가포르 국제 에너지 주간을 맞아 주롱섬 전체 면적의 약 10%에 해당하는 약 300헥타르(ha)를 친환경 신에너지 개발 구역으로 지정했다. 이는 축구장 400개보다 더 큰 면적이다.
탄 시 렝 싱가포르 에너지·과학기술부 장관은 “이 지역에서 연소 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암모니아나 수소 같은 연료나 탄소 포집 기술 등을 활용할 예정”이라며 “통합된 석유화학 생태계와 탄탄한 산업 기반을 갖춘 주롱섬은 신생 에너지와 저탄소 기술을 개발·실증·확산하는 세계적인 테스트베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전력 부문과 산업의 탈탄소화를 가속하기 위해 연구·개발을 대폭 확대하는 ‘2030 연구·혁신·기업 전략’도 새해 발표할 예정이다.
싱가포르는 또 최대 700메가와트(MW)급 저탄소 데이터센터 단지를 주롱섬에 건설할 계획이라고 선언했다. 약 20ha의 부지가 배정됐으며, 이는 싱가포르 전체에서 가장 큰 규모의 데이터센터 클러스터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이러한 데이터센터 확충이 단순한 디지털 인프라 확장이 아니라, 친환경 에너지 전환과 연결된 전략적 투자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아울러 싱가포르는 주롱섬에서 바이오메탄 도입 가능성을 탐색하는 규제 샌드박스도 운영할 예정이다. 바이오메탄은 유기 폐기물에서 생성된 바이오가스를 정제해 만든 재생 가능한 가스 연료로, 기존 천연가스 설비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드롭인(drop-in)’ 연료다. 싱가포르는 2050년까지 ‘넷제로(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싱가포르의 이러한 전략적 전환은 에너지 자원이 없는 국가가 친환경과 첨단 산업을 결합해 어떻게 지속 가능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러한 선제적 노력은 글로벌 기업이 신뢰하는 제도적 안정성, 높은 국제화 등의 강점과 함께 글로벌 투자 유치 및 기술 주도권 확보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탄 장관은 “우리의 목표는 에너지 전환을 무사히 넘기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성장 기회를 포착해 모든 근로자를 위한 양질의 성장 일자리를 창출함으로써 더욱 강해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