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안타증권은 29일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해 미국 배터리 팩 제조사와의 대규모 공급 계약 해지에도 실적과 중장기 성장 전략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는 제시하지 않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26일 미국 배터리 팩 제조사 프라이덴버그배터리파워시스템즈(FBPS)와 체결한 약 3조9000억 원(27억9000만 달러) 규모의 배터리 모듈 공급 계약을 상호 합의로 해지했다고 공시했다. 해당 계약은 2024년 2분기 체결된 상용차(버스·트럭)용 배터리 모듈 공급 건으로, 계약 기간은 2024년 4월부터 2031년 12월까지였다. 해지 사유는 고객사의 배터리 사업 철수에 따른 것이다.
유안타증권은 이번 계약이 기존 완성차(OEM) 사업과는 성격이 다른 신시장 과제였다는 점에 주목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포드, 제너럴모터스(GM), 폭스바겐 등 주요 완성차 고객을 담당하는 OEM 조직이 아닌, 자동차 사업부 내 ‘신시장 팀’이 주도한 사업으로, 승용차가 아닌 상용차 전문 팩커를 대상으로 셀과 모듈을 공급하는 구조였다.
특히 특정 고객을 위해 생산 라인을 새로 구축하거나 사양을 맞춤형으로 개조한 전용 라인 사업이 아니라, 기존 공용화 라인의 가동률을 높이기 위한 과제였던 만큼 계약 해지로 인한 설비 유휴나 가동 중단 리스크는 거의 없다는 평가다.
재무적 영향도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2024년 2분기 계약 체결 이후 현재까지 발생한 누적 매출은 약 1000억 원 수준으로, 전체 계약 금액 대비 약 3%에 불과하다. 이미 내부적으로도 사업 진행 속도가 느린 프로젝트로 분류돼 2026년 이후 주요 매출 계획에 크게 반영돼 있지 않았으며, 이로 인한 실적 가이던스 하향 조정 가능성도 작다는 설명이다. 전용 연구개발(R&D) 비용이나 설비 투자가 수반되지 않아 자산 손상이나 위약금 등 추가적인 비용 부담도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핵심 성장 로드맵은 변함없이 유지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46파이 원통형 배터리는 오창 공장에 이어 미국 애리조나 공장의 매출이 2027년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리비안, 메르세데스-벤츠(2개 프로젝트), 포드 등과 진행 중인 46파이 수주 과제도 안정적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평가다. 내년 성장의 중심축은 전기차(EV)보다는 소형전지와 에너지저장장치(ESS)가 될 것으로 보이며, 일부 완성차 고객의 물량 감소는 비전기차 부문에서 상당 부분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투자 전략 측면에서는 연말을 기준으로 리스크가 있거나 불확실성이 높은 프로젝트 정리가 대부분 마무리된 국면으로 판단했다. 미국 라인의 빠른 ESS 전환과 추가 수주 가능성, 2026년 기업 재편 흐름 등을 고려할 때 2026년 상반기까지 긍정적인 주가 흐름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안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수조 원대 계약 해지 공시에도 불구하고 실제 매출 기여도는 미미한 수준”이라며 “ESS 중심의 사업 전환과 중장기 포트폴리오 다변화 전략이 유지되고 있어 중기적인 주가 흐름에는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