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나도 피곤한 ‘수면장애’ 겨울에 더 괴롭다 [e건강~쏙]

입력 2025-12-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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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여주 이대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수면 환경 관리는 전반적인 건강 유지의 기초”

‘건강을 잃고서야 비로소 건강의 소중함을 안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행복하고 건강하게 사는 것만큼 소중한 것은 없다는 의미입니다. 국내 의료진과 함께하는 ‘이투데이 건강~쏙(e건강~쏙)’을 통해 일상생활에서 알아두면 도움이 되는 알찬 건강정보를 소개합니다.

(미드저니)
(미드저니)

낮은 일조량과 추운 날씨로 활동량이 줄어드는 겨울철, 수면장애를 호소하는 환자가 늘고 있다. 잦은 난방으로 실내 온도가 과도하게 높아지는 것도 숙면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겨울철 수면의 질을 좌우하는 핵심 요인으로 ‘심부체온 조절’과 ‘수면 환경 관리’를 강조한다.

28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수면장애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130만8383명으로, 4년 전(103만7386명) 대비 26% 증가했다. 계절별로 보면 봄·여름보다 가을·겨울에 환자 수가 많았으며, 특히 10월 이후부터 급격히 늘어나는 경향을 보였다. 겨울철 수면장애 환자 수는 다른 계절보다 10~15%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겨울철에는 일조량 감소로 낮 동안 분비되는 세로토닌이 줄어들면서, 밤에 분비되는 수면 유도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균형이 깨지기 쉽다. 이로 인해 충분히 잠을 자도 피로가 회복되지 않거나, 쉽게 잠들지 못하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여기에 과도한 난방으로 실내 온도가 지나치게 높아지면 체온 조절 기능이 흐트러져 수면의 질이 더욱 떨어진다.

특히 중요한 개념이 ‘심부체온’이다. 심부체온은 심장·폐·간·신장 등 신체 내부 장기에서 유지되는 체온으로, 깨어 있을 때는 비교적 높고 잠들기 직전에는 자연스럽게 떨어진다. 이 체온 감소 과정이 원활해야 신체가 휴식 모드로 전환되고 깊은 잠에 들어갈 수 있다.

정상적인 생체리듬에서는 저녁 시간대 심부체온이 약 0.5~1℃ 낮아지면서 멜라토닌 분비가 촉진된다. 이 과정이 숙면 유지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그러나 겨울철 과도한 난방으로 실내 온도가 높아지면 말초혈관 확장이 제한돼 체열 방출이 원활하지 않고, 심부체온이 충분히 내려가지 못해 입면 지연, 야간 각성 증가, 깊은 수면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겨울철 적정 실내 온도는 18~22℃, 습도는 40~60% 수준이 권장된다. 손여주 이대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실내 온도가 18~22℃로 유지되면 체온 조절이 가장 원활하게 이뤄져 자연스럽게 수면 상태로 진입할 수 있다”며 “반대로 온도가 지나치게 낮으면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교감신경이 활성화돼 수면의 연속성이 깨지고, 자주 깨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습도 관리도 중요하다. 습도가 40% 이하로 떨어지면 호흡기 점막이 건조해지고 상기도 자극이 심해져 수면 중 호흡 장애나 산소포화도 저하가 발생할 수 있다. 반대로 60%를 넘으면 곰팡이와 집먼지진드기 번식이 늘어나 알레르기 반응과 호흡 불편을 유발해 깊은 잠을 방해할 수 있다.

생활습관 관리 역시 숙면에 영향을 미친다. 취침 1~2시간 전 38~40℃ 정도의 미온수로 목욕이나 족욕을 하면 말초혈관이 확장돼 체표 온도가 일시적으로 상승한다. 이후 상대적으로 서늘한 침실 환경으로 이동하면 체열 방출이 촉진되면서 심부체온이 서서히 떨어지고, 이는 자연스러운 수면 유도로 이어진다.

또 겨울철에는 낮 동안 햇빛 노출 시간이 줄어들기 쉬운 만큼 의식적으로 자연광을 쬐는 것이 도움된다. 반대로 밤에는 스마트폰·태블릿 등 전자기기에서 나오는 강한 청색광 노출을 줄이고, 어둡고 조용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멜라토닌 분비를 촉진하는 데 효과적이다.

손 교수는 “겨울철 숙면의 핵심은 심부체온이 자연스럽게 떨어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라며 “체온 항상성이 무너지면 신체 리듬 전반이 흔들리고 피로가 누적되기 쉽다”고 말했다. 이어 “적절한 실내 온·습도 관리와 생활습관 조절은 단순한 수면 개선을 넘어 전반적인 건강을 지키는 기본 조건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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