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고창·나주서 고병원성 AI 추가…동절기 발생 21건으로 늘어

계란 소비자가격이 한 달여 만에 다시 7000원을 넘어서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먹거리 물가 부담이 이어지는 가운데, 산란계 농장을 중심으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이 잇따르면서 계란 수급에 대한 소비자 불안도 커지는 모습이다.
25일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계란 특란 한 판(30개) 평균 소비자가격은 지난주부터 7000원을 넘어섰다. 23일 기준 가격은 7010원으로, 작년보다 0.8%, 평년(6471원)보다 8.3% 높은 수준이다. 지난달 이후 6000원대를 유지하던 계란값이 한 달여 만에 다시 반등했다.
산지 가격도 함께 오르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집계 기준 계란 특란 30개 산지 가격은 지난 23일 현재 5215원으로, 작년과 평년보다 각각 8.5% 높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지난달 품목별 소비자물가지수에서도 계란은 전년 동월 대비 7.3% 올라 전체 축산물 상승률(5.3%)을 웃돌았다.
가격 상승의 배경에는 산란계 농장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고병원성 AI가 자리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동절기 산란계 농장 고병원성 AI 발생 건수는 1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건 늘었다. 이로 인해 살처분된 산란계는 275만 마리에 달한다. 전국 하루 계란 생산량이 약 5000만 개인 점을 고려하면, 살처분으로 하루 약 160만 개의 계란 생산이 줄어든 셈이다.
다만 정부는 아직 계란 수급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앞서 계란 가격이 강세를 보이자 농가들이 산란계 입식을 늘리면서, 이달 계란 생산량은 평년보다 많고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정부는 살처분 마릿수가 500만 마리를 넘을 경우 수급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산란계 500만 마리가 살처분되면 하루 계란 생산량은 약 300만 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고병원성 AI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현장 방역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초동대응팀을 투입해 출입 통제와 살처분,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발생 지역과 관련한 농장과 축산시설, 차량에 대해 일시이동중지 명령을 내렸다.
나주 종오리와 고창 육용오리 발생 농장과 동일 계열사 농장, 전북 내 전체 오리 농장에 대해서도 일제 정밀검사를 벌이고 있다. 특히 최근 산란계 농장에서 고병원성 AI 발생이 확인된 안성, 천안 등 추가 발생 위험이 높은 지역에 농식품부 과장급을 파견한다.
이동식 농식품부 방역정책국장은 “하루에 3건의 고병원성 AI가 각각 다른 지역에서 발생한 엄중한 상황”이라며 “지방정부와 관계기관은 가용한 인력과 자원을 총동원해 대응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최근 발생이 확인된 충북과 전라남북도에서는 주변 지역으로 확산하지 않도록 방역 지역을 중심으로 이동 제한과 소독 등 방역관리를 철저히 해달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