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 페루 차세대 잠수함 공동 개발…내달 설계 착수

페루 해군·국영조선소와 계약 체결…첫 잠수함 수출 속도

▲19일(현지시간) 페루 리마의 국영 시마조선소에서 호세 헤리 페루 대통령(가운데)과 박용열 HD현대중공업 함정사업본부 본부장(오른쪽)이 ‘차세대 잠수함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하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HD현대중공업)

HD현대중공업이 페루와 차세대 잠수함 공동 개발에 나서며 첫 잠수함 수출에 속도를 낸다.

HD현대중공업은 페루 해군, 페루 국영 시마조선소와 ‘차세대 잠수함 공동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고 21일 밝혔다.

19일(현지시간) 페루 리마 시마조선소에서 열린 체결식에는 호세 헤리 페루 대통령을 비롯해 박용열 HD현대중공업 함정사업본부장, 브라보 데 루에다 페루 해군사령관, 루이스 실바 시마조선소 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번 계약은 지난달 열린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중 이뤄진 ‘잠수함 공동개발·공동건조 관련 의향서’의 후속 조치다. 양측은 내년 1월부터 설계를 시작해 11개월간 진행한다.

페루 잠수함 사업은 페루 정부가 추진 중인 해군력 현대화와 조선 산업 역량 강화 전략의 핵심 사업으로, HD현대중공업은 이번 계약을 통해 핵심 파트너로 참여하게 됐다.

이번 계약을 통해 양측은 HD현대중공업의 선진 잠수함 기술력에 페루의 작전 요구 사항을 반영한 ‘페루형 차세대 잠수함’을 목표로 연구개발을 진행한다.

페루 해군의 작전 환경은 광대한 태평양 연안 및 3000m 이상 수심의 복잡한 해저 지형으로 한반도 해역과 상이하다. HD현대중공업은 이러한 요소를 반영해 페루 전용 설계를 도출하고 최신 장비 패키지, 무장, 통신체계 등을 적용할 예정이다.

HD현대중공업은 페루 잠수함 사업이 향후 K-잠수함 수출 확대를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이번 사업은 단순 구매를 넘어 고객의 요구 조건을 구체적으로 수용한 맞춤형 잠수함을 개발·건조하는 고도화된 모델로 주목받는다.

이번 계약 체결에는 국방부와 해군의 퇴역 함정 제공 검토, 방사청 및 주페루 대한민국대사관의 지원 등 정부 차원의 협력과 지원도 큰 역할을 했다는 설명이다.

호세 헤리 페루 대통령은 “시마조선소와 HD현대중공업과의 이번 계약은 페루 조선 산업 강화 뿐 아니라 페루와 대한민국 간 실질적, 전략적 협력의 상징”이라며 ”페루는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이 사업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주원호 HD현대중공업 사장(함정·중형선사업부 대표)은 “이번 계약으로 한국 잠수함 수출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게 됐다”며 “HD현대중공업이 가진 모든 기술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페루 해군의 작전 환경과 수요를 반영한 최적의 잠수함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HD현대중공업은 지난해 4월 페루와 함정 3종, 총 4척의 수상함 건조계약을 체결하며 페루와 방산협력 관계를 맺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