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료비만 1.4조 원 달해⋯피부·성형 소비 1조 육박
올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환자들이 국내에서 쓴 신용카드 결제액이 3조6000억 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의료비 지출이 1조4000억 원을 기록하며 전체 소비의 40% 가까이를 차지했는데 K-의료 이용이 단순 진료를 넘어 쇼핑과 숙박 등 연관 산업의 매출 증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20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4 신용카드 데이터로 본 외국인환자 소비패턴 분석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 국내에서 의료 소비를 한 외국인환자는 약 92만 명으로 집계됐다. 이들이 국내 전 업종에서 사용한 카드 총액은 3조6647억 원이었으며, 이 중 병의원 등 의료업종에서 쓴 금액은 1조4053억 원으로 전체의 38.3%를 차지했다.
환자 1인당 평균 카드 사용액은 약 399만 원으로 조사됐으며, 의료비로만 약 153만 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외국인환자의 방문이 단일 진료 행위에 그치지 않고, 국내 체류 기간 동안 숙박, 쇼핑, 관광 등 다양한 소비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진료 과목별로는 'K-뷰티'의 인기가 여전했다. 피부과 소비액이 5855억 원으로 전체 1위를 차지했고, 성형외과가 3594억 원으로 뒤를 이었다. 두 진료과의 합산 소비액은 9449억 원에 달해 전체 소비의 25.8%를 점유했다.
이는 백화점, 면세점, 특급호텔 등 주요 관광 업종의 소비 합계액을 상회하는 규모로, 의료 서비스가 외국인 지출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음을 시사한다.
국가별 소비 성향은 뚜렷하게 갈렸다. 환자 수 기준으로는 일본, 미국, 대만, 중국 순으로 많았으나, 의료업종 결제 금액 기준으로는 미국(3071억 원)이 가장 많았고 일본(2766억 원), 대만(1284억 원), 중국(1073억 원)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본, 대만, 중국, 태국 환자들은 의료비의 75% 이상을 피부·성형 분야에 지출하는 '미용·시술 중심' 성향을 보인 반면, 카자흐스탄과 몽골 등은 종합병원과 내과를 중심으로 한 '치료형 고액 소비' 패턴을 보였다.
미국 환자의 경우 의료 이용 비중도 높지만 백화점, 호텔 등 관광 소비 비중도 함께 높은 '복합형 소비' 패턴을 보였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전체 소비의 93.1%가 서울, 경기, 인천, 부산 등 주요 거점 도시에 집중됐으며, 특히 서울은 전체 의료 소비의 87.6%를 차지했다. 서울은 피부·성형과 백화점 쇼핑이 결합된 소비 구조를 보인 반면, 경기도는 종합병원 검진 중심의 치료 목적 의료관광 기능을 수행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