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 활용·창조 역량에 방점
인도, AI 교육 대상 8세로 확대
한국도 평생 AI 교육 종합계획 발표

인공지능(AI)이 단순한 기술 혁신을 넘어 교육의 본질과 목적을 재정의하고 있다. 단순 암기나 지식 전달 위주의 교육은 이미 한계에 부딪혔다는 공감대가 확산하면서 세계 각국은 AI를 ‘도구’로 활용해 인간들이 ‘문제 해결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교육 체제를 개편하고 있다.
18일 블룸버그통신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에 따르면 유럽 에스토니아는 AI를 교육 체계에 선도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9월부터 ‘2025 AI 리프(AI Leap)’라는 국가 프로그램을 통해 고등학교 단계부터 AI 도구를 활용하는 방법을 체계적으로 가르치기 시작했다.
정부는 오픈AI, 앤스로픽 등과 협력해 세계적 수준의 AI 앱을 학교에 무상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이는 단일 학교나 지역이 아니라 국가 교육 시스템 전체에 AI를 도입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AI를 숙제를 대신해주는 도구가 아니라, 질문과 탐구를 유도하는 ‘소크라테스형 학습 도구’로 설계해 책임 있고 깊이 있는 학습을 유도하겠다는 목표다
에스토니아는 인구 130만 명의 소국이지만 1990년대 인터넷 보급을 계기로 교육혁신을 통해 IT 산업을 성공적으로 육성한 경험이 있다. 기업가치 10억 달러(약 1조4700억 원) 이상의 비상장 기업, 이른바 ‘유니콘’ 기업이 10곳으로 인구 대비 유니콘 기업 수 비율이 세계 1위인 배경이다.
인도 정부도 내년 중반에 시작되는 새 학기부터 8세 이상을 대상으로 AI 교육을 도입할 방침이라고 10월 발표했다. 현재 AI 관련 수업을 실시하고 있는 11~17세 학생에서 대상 연령을 확대하는 것이다. AI를 전문 과목·고급 기술이 아닌 기초적·일반적 생활 기술로 규정했다. 이번 조치로 인도의 AI 교육 대상 인원이 내년 기준으로 약 2억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교육부도 지난달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평생 AI 교육 종합 계획을 발표했다. 내년 한 해에만 1조4000억 원을 투입해 초·중·고와 성인 교육 전반에 AI 활용 역량을 확산하겠다는 구상이다.
또 닛케이는 “과거 한국의 재벌 기업들은 미국과 일본 등 선진 사례를 받아들이는 전략을 취함에 따라 직원들에게 빠르게 정보를 흡수하고 전략을 수립하는 능력을 요구했다”면서 “경쟁사·시장 분석 등 일부 업무가 이미 AI로 대체되기 시작했다. 이런 AI의 급격한 성능 진화는 이러한 관행을 무너뜨리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동안 인간 직원들에게 요구됐던 업무를 AI가 맡으면서 새로운 역량 개발이 필요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