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러 대비 원화값이 1480원 선을 위협하는 가운데 대통령실이 국내 주요 수출 대기업들을 불러 환율 대응을 위한 긴급 간담회를 연다.
18일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삼성전자, SK그룹, 현대자동차그룹, LG그룹, 롯데그룹, 한화그룹, HD현대그룹 등 7개 기업 관계자들과 외환시장 관련 회의를 개최한다.
이번 회의는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며 고환율 흐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수출 기업들의 외화 운용 현황을 점검하고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협조를 요청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전날(17일)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값은 장중 한때 1482.3원까지 떨어졌고, 이날 오전에도 1470원대 중반에서 등락을 이어갔다.
회의에서는 기업들의 외화 환전 계획과 해외 투자 수요 등이 집중적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정부는 특히 수출 기업들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외화 수입을 국내 외환시장으로 환류하는 방안에 주목하고 있다. 기업들이 보유 중인 달러 자산을 원화로 전환해 외환시장에 공급함으로써 원화 가치 하락 압력을 완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기업들이 한미 관세 협상 이후 미국 등 해외 현지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상당한 달러 자금이 필요한 만큼, 단기간에 대규모 환류 여력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부가 환율 안정화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고환율이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깔려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전날 “고환율로 생활 물가가 추가로 오른다면 국민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점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도 4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체감 물가가 높아지면서 민생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되고 있다”며 환율·물가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지시한 바 있다. 대통령실은 14일에도 긴급 관계장관 간담회를 열어 국민연금 제도 개편과 함께 수출 기업의 달러 환전 유도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