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창작 핵심, ‘글쓰기’에서 ‘지시하기’로 [초지능 시대, 인간 생존법 ②]

입력 2025-12-18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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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분 만에 AI 통해 단편소설 창작
日 닛케이 "AI 창작물 70점 수준"
4천 자 단편소설에 프롬프트 2만 자

(그래픽=이투데이)
(그래픽=이투데이)

인공지능(AI)의 등장으로 소설가에게 새로운 고민이 생겼다. 인공지능(AI)에 ‘무엇을, 어떻게 지시할 것인지’가 창작의 중요 요소로 떠올랐다.

소설가들은 이제 집필에 앞서 AI에 적용할 프롬프트 설계에 공을 들인다. 원하는 배경이나 문체를 문장 단위로 지시하며 프롬프트를 쌓아 올리고 줄거리와 인물 설정 역시 AI와 채팅을 이어가며 세심하게 다듬는다.

이렇게 정리해 완성한 프롬프트를 생성형 AI에 입력하면 길어도 수 분 안에 원고지 수백 매 분량의 텍스트가 출력된다. 작가의 본업은 더는 한 문장씩 차근차근 써 내려 가는 일이 아니다.

이제 작가의 핵심 업무이자 차별화된 역량을 선보일 부분은 AI가 생성한 결과물에서 쓸만한 것을 골라내고 필요한 부분을 추가하고 편집하는 과정이라고 18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짚었다.

AI가 만들어낸 문장은 얼핏 보면 완성도가 높아 보이지만, 그대로 출간할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닛케이에 따르면 작가들은 AI가 출력한 결과물을 100점 만점에 70점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대신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속도는 인간의 한계를 넘어섰다고 봤다. 이에 동시에 수십 편의 작품을 작성하게 한 뒤 가능성이 보이는 몇 편을 선별해 작가가 본격적으로 다듬는 방식이 새로운 창작 루틴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문학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영상·이미지 분야에서는 이미 AI의 등장이 수익 구조를 바꿔놓고 있다.

일부 제작자들은 생성형 AI를 활용해 단기간에 이전보다 더 많은 작업량을 소화하는 방식으로 수입을 크게 늘렸다. 과거라면 물리적으로 불가능했던 물량의 납기 작업이 AI로 인해 현실화된 것이다.

다만 AI는 학습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그럴듯한 표현을 선택하는 데 능숙할 뿐 독창성을 스스로 창조하지 못한다는 한계는 분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닛케이에 따르면 최근 발표된 한 단편소설은 본문 분량은 4000자 정도였지만, AI에게 해당 소설의 작성을 지시하기 위한 프롬프트는 20만 자에 달했다. 창의력과 독창성은 여전히 AI에게 지시하는 인간에게 달렸다는 뜻이다.

이렇게 AI의 잠재력을 끌어내는 이른바 ‘감독으로서의 역량’은 일반 업무로도 확산하는 추세다. 프레젠테이션 자료, 기획서, 보고서 작성에도 AI 활용이 일상화되며 AI를 잘 활용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생산성 격차가 커지고 있다고 닛케이는 짚었다.

한국 역시 제도적 기반 마련에 나선 상태다. AI 기본법 제정 논의, 주권형 거대언어모델(LLM) 개발, AI 스타트업 육성, 플랫폼 기업들의 생성형 도구 출시 등을 통해 AI 보조 창작 인프라가 빠르게 구축되고 있다.

하지만 콘텐츠 산업과 교육, 저작권 문제 등 세부적인 제도 마련에는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관계자는 “앞으로 생성형 AI를 전체로 한 산업 정책과 문해력 교육, 신뢰 라벨링 체계 등을 보다 정교하게 마련해야 한다”며 “이외에도 기업과 창작자 역시 프롬프트 설계, 결과물 선별, 편집, 세계관 구축 등 감독의 역할과 독창성 향상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역할을 재정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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