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닥 상장사 케일럼이 항공기 엔진부품 전문 자회사 하나아이티엠과의 합병을 결의했다. 친환경 에너지 설비 중심의 기존 사업에 항공·방산 분야를 결합해 중장기 성장 축을 다변화하겠다는 전략적 판단으로 해석된다.
케일럼은 16일 이사회를 열고 하나아이티엠과의 합병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합병은 상법상 요건을 충족하는 소규모 합병 방식으로, 주주총회 없이 신속하게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케일럼은 지열발전 설비와 화공·LNG 플랜트 분야에서 열교환기 등 핵심 기자재를 국내외 글로벌 EPC(설계·조달·시공) 기업에 공급해 온 친환경 에너지 전문기업이다. 특히 글로벌 지열발전 설비 시장에서 의미 있는 점유율을 확보하며 기술 경쟁력을 인정받아 왔다.
최근 글로벌 인공지능(AI) 인프라 확산과 각국의 친환경 정책 기조가 맞물리며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안정적인 친환경 에너지원으로서 지열발전 기술의 가치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AI 데이터센터 확산은 전력 수요 급증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고, 지열은 기저부하를 안정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에너지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케일럼은 지열 발전 장비 외에도 LNG 저장탱크와 화공 플랜트 부품 공급을 확대하며 최근 실적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케일럼은 항공기 엔진부품 제조 전문 자회사 하나아이티엠과의 합병을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한층 넓혔다. 하나아이티엠은 케일럼이 2022년 법정관리 절차를 거쳐 인수한 기업으로, 국내 최고 수준의 금속 정밀가공 기술력을 바탕으로 프랑스 사프란(Safran),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과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보잉과 에어버스 항공기 엔진에 적용되는 고내열성 핵심 부품을 생산하는 등 기술 진입장벽이 높은 영역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다.
회사 측은 이번 합병을 통해 항공 부품 사업의 신뢰도와 안정성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케일럼 관계자는 “하나아이티엠은 합병 이후 상장사 계열사로서의 신뢰도를 확보하게 돼 글로벌 항공·방산 파트너들로부터 공급망 안정성과 연속성 측면에서 더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에 대비해 생산 체계를 효율적으로 통합하고, 수요 증가에 맞춰 설비 투자와 생산능력(CAPA) 확대를 단계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민항기 엔진 부품을 넘어 군용 항공기와 우주항공 분야까지 대응 가능한 제조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중장기 목표”라며 “정부가 추진 중인 항공엔진 국산화와 무인기 사업 등 방산 분야로의 확장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케일럼은 프로젝트 수주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큰 플랜트 산업 특성상, 실적 예측 가능성이 낮다는 점이 리스크로 지적돼 왔다. 그러나 이번 합병으로 장기 공급 계약을 기반으로 하는 항공기 엔진부품 사업이 결합되면서, 경기 변동에 따른 실적 변동성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항공 부품 사업은 인증 이후 최소 10년 이상 안정적인 공급이 이뤄지는 구조여서 수주형 플랜트 사업과 상호 보완적이라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케일럼이 이번 합병을 통해 ‘친환경 에너지 설비와 첨단 항공엔진 부품 제조’를 양축으로 하는 새로운 사업 모델을 구축하게 됐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단기 실적 개선을 넘어 중장기 성장성과 사업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을지 여부가 향후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