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기업가치 8000억 달러
2위 래리 페이지와 격차 4250억 달러

세계 최고 부자 일론 머스크의 순자산이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6000억 달러를 돌파했다. 그가 소유한 민간우주개발기업 스페이스X 기업가치가 급등한 영향이다. 이에 머스크는 1조 달러 부자에 한발 더 다가섰다고 미국 경제지 포스브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포브스에 따르면 머스크의 순자산은 이날 정오 기준 총 6770억 달러(약 996조 원)로 추산됐다.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순자산이 6000억 달러를 넘어선 인물이 탄생한 것이다. 심지어 지금까지 순자산이 5000억 달러를 넘긴 사람도 없었다.
앞서 스페이스X는 이달 초 기업가치를 8000억 달러로 평가하는 공개 지분 매각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8월의 기업가치 4000억 달러에서 두 배로 상승한 수치다. 이로 인해 스페이스X의 지분을 약 42% 소유한 머스크의 재산은 추가로 1680억 달러가 불었다.
이번 스페이스X의 공개 지분 매각은 내년 1조5000억 달러 조달을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이뤄졌다. 머스크가 스페이스X를 1조5000억 달러 가치로 상장하는 데 실패하더라도 머스크가 보유한 스페이스X 지분 가치는 약 3360억 달러로, 그의 자산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고 포브스는 설명했다. 더 나아가 포브스는 스페이스X가 IPO에서 이 정도 가치를 달성하지 못하더라도 상장과 함께 머스크의 자산가치가 1조 달러(약 1471조 원)를 넘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머스크가 보유한 테슬라 지분 12%의 가치는 1970억 달러로, 2024년 1월 델라웨어 법원에 의해 무효화된 2018년 최고경영자(CEO) 성과 보상에 따른 스톡옵션은 제외됐다. 포브스는 법원에 계류 중인 머스크의 항소 결과가 나올 때까지 머스크가 보유한 스톡옵션의 가치를 50% 할인해 690억 달러로 추정해 반영했다.
머스크가 항소에서 패소하더라도 테슬라는 여전히 그에게 또 다른 ‘1조 달러 부자’ 경로를 제공할 수 있다. 지난해 11월 테슬라 주주들은 사상 최대 규모의 보상 패키지를 승인했는데, 테슬라가 향후 10년간 시가총액을 8배 이상 키우는 등 성과 목표를 달성할 경우 머스크는 세금과 제한주식 해제 비용을 제외하고 최대 1조 달러에 달하는 추가 주식을 받을 수 있다.
여기에 인공지능 스타트업 xAI도 있다. 이 회사는 현재 기업가치 2300억 달러를 목표로 신규 투자 유치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머스크가 3월 xAI와 소셜미디어 기업 엑스(X·옛 트위터)를 합병해 회사를 설립할 당시 주장했던 1130억 달러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포브스는 머스크가 xAI 지분 53%를 보유하고 있으며 그 가치는 600억 달러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순자산 6000억 달러 돌파는 지난 5년간 머스크가 세운 여러 이정표 가운데 최신의 기록이다. 머스크의 재산은 2020년 3월 246억 달러였으나, 테슬라 주가 급등으로 같은 해 8월 인류 역사상 다섯 번째로 1000억 달러 부자가 됐다. 이후 2021년 1월 약 1900억 달러의 자산으로 처음 세계 최고 부자에 올랐다.
2021년 9월에는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와 프랑스 명품 그룹 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에 이어 세 번째로 2000억 달러를 돌파했다. 이후 2021년 11월 3000억 달러, 2024년 12월 4000억 달러, 그리고 10월에는 50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아울러 현재 순자산 2520억 달러로 추산되는 세계 2위, 구글 공동 창업자 래리 페이지와의 격차가 4250억 달러에 달하는 만큼, 머스크는 세계 최고 부자 자리를 잃기보다는 ‘1조 달러 부자’에 더 가까운 위치에 있다는 평가다. 이 밖에도 7000억 달러 달성까지 불과 230억 달러만을 남겨두고 있어, 다음 이정표 역시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