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소득 8000만 원도 '빚 탕감'…감사원, 캠코 '새출발기금' 도덕적 해이 질타

입력 2025-12-15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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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제능력 100% 넘어도 원금 감면…1944명에 840억 혜택
4억 코인 숨겨도 감면…국유지 무단점유 변상금 251억 미부과

▲캠코 부산 본사 전경.  (사진제공=한국자산관리공사)
▲캠코 부산 본사 전경. (사진제공=한국자산관리공사)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운영하는 '새출발기금'이 상환 능력이 충분한 차주에게도 원금을 감면해주거나 은닉 재산을 제대로 걸러내지 못하는 등 방만하게 운영된 것으로 드러났다.

15일 감사원이 발표한 캠코 정기감사 결과에 따르면 새출발기금은 차주의 변제 가능률이 100%를 넘어 빚을 갚을 능력이 충분해도 일괄적으로 최소 60%의 감면율을 적용하도록 설계됐다.

이 같은 구조 탓에 원금 감면자 3만2703명 중 상환 능력이 있는 1944명이 840억 원 규모의 감면 혜택을 누렸다. 실제로 월 소득 8084만 원인 고소득자 A씨는 변제 가능률이 1239%에 달했음에도 채무 3억3000만 원 중 2억 원을 탕감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재산 조사 방식의 허점도 지적됐다. 현행 시스템은 가상자산이나 비상장주식 보유, 직전 증여 등 재산을 숨기는 행위(사해행위)에 취약했다.

감사원 조사 결과 1000만 원 이상의 가상자산을 보유하고도 원금을 감면받은 차주는 269명이었으며 이들의 감면액은 225억 원에 달했다. 일례로 4억3000만 원 상당의 가상자산을 보유한 B씨가 1억2000만 원의 빚을 탕감받기도 했다. 감면 신청 전후로 1000만 원 이상을 증여하거나(77명, 66억 원 감면), 비상장주식을 보유한 사례(39명, 34억 원 감면)도 다수 적발됐다.

캠코의 국유재산 관리 실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캠코는 기획재정부로부터 위탁받은 국유지 73만 필지를 관리하고 있으나 이 중 7만9000필지(10.7%)가 무단점유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무단점유자를 파악하고도 변상금 부과 통지만 하고 확정 부과를 하지 않는 등 후속 조치 미흡으로 징수하지 못한 변상금만 251억 원에 달했다. 전체 무단점유 필지 중 5만8000여 필지(73.4%)가 변상금 미부과 상태로 방치됐다. 국유재산 관리 시스템인 '국유IN'의 데이터가 부정확해 실무에서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감사원은 캠코 사장에게 불합리한 감면율 산정 방식을 개선하고 가상자산 및 증여 여부 등을 확인해 사해행위 의심자에 대한 추가 조치를 취할 것을 통보했다. 또한 미부과된 변상금에 대한 적정 조치와 함께 전산 시스템 개선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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