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소재 일반고 고3 학생 10명 중 4명은 4년제 대학에 진학하지 못하고 4년제 대학 진학률은 전국 최저 수준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권 대학이 서울에 집중된 구조 속에서 오히려 서울 학생들이 비수도권 대학 진학을 기피하며 재수(N수)나 전문대 진학으로 밀려나는 ‘역설’이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14일 종로학원이 학교알리미에 공개된 ‘2025학년도 전국 일반고 1684개교 대학 진학 현황’을 분석한 결과 졸업자 32만4189명 가운데 25만5992명이 대학에 진학해 전체 진학률은 79.0%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4년제 대학 진학률은 63.5%, 전문대 진학률은 15.4%였다.
지역별로 보면 진학률은 서울권이 64.2%로 가장 낮았다. 경인권은 75.7%, 비수도권은 85.7%였다. 특히 4년제 대학 진학률의 경우 서울권은 46.2%에 그쳐 비수도권(74.5%)보다 28.3%포인트 낮았다. 경인권은 55.5%였다.
반면 전문대 진학률은 서울권이 18.0%로 비수도권(11.2%)보다 높았다. 경인권 역시 20.3%로 나타나 수도권 학생들의 전문대 진학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구조가 확인됐다.
시·군·구별로 보면 4년제 대학 진학률 하위 20개 지역 가운데 18곳이 서울, 나머지 2곳은 경기 지역으로 모두 수도권에 집중됐다. 서울 성동구가 40.1%로 가장 낮았고, 강북구(41.0%), 서초구(41.9%), 송파구(43.4%), 동작구(43.5%), 구로구(43.7%), 양천구(44.1%), 서대문구(44.6%), 강남구(44.7%), 광진구(44.9%) 등이 뒤를 이었다.
반대로 4년제 대학 진학률이 가장 높은 지역은 전남 영암군(93.3%)이었으며, 전남 진도군(90.6%), 강원 고성군(90.2%), 전남 신안군(89.4%), 경북 경산시(88.5%) 등 상위 20개 지역은 모두 비수도권이었다.
17개 시도별 4년제 대학 진학률에서도 서울은 46.2%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경북이 80.2%로 가장 높았고, 전남(77.5%), 충북(77.3%)이 뒤를 이었다. 인천은 54.5%, 경기는 55.7%로 서울 다음으로 낮은 수준을 보였다.
종로학원은 이러한 현상의 배경으로 ‘수도권 집중의 역설’을 지목했다. 서울에 상위권 대학 정원이 집중돼 있지만, 경쟁이 과도해 서울 학생 상당수가 서울권 4년제 대학 진학에 실패하고, 학업 비용과 주거 부담으로 비수도권 진학을 기피하면서 재수나 전문대 진학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지방권에도 명문대와 우수한 4년제 대학이 있지만, 서울 학생들은 거리와 비용 부담으로 진학을 망설이는 경우가 많다”며 “비수도권 학생들이 서울권 대학 진학 시 지자체 차원의 기숙사 지원 등을 받는 것과 대비된다”고 말했다.
이어 “수도권 집중 현상으로 인한 최대 피해자는 오히려 서울 학생일 수 있다”며 “서울권 학생들의 재수(N수) 비율이 높은 것도 단순한 상위권 대학 선호 문제가 아니라, 경제적·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