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불영어' 난도 실패 책임… 오승걸 평가원장 사임, 난이도로 물러난 첫 사례

입력 2025-12-10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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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평가원장 13명 중 9명 중도 사퇴… 대부분 출제 오류로 낙마
교육부, 수능 출제·검토 전 과정 조사… 출제 체계 전면 재점검 예고

▲오승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4일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브리핑실에서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채점 결과와 관련 총평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승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4일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브리핑실에서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채점 결과와 관련 총평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영어영역 난이도 조절 실패로 대입 현장에 혼란을 초래했다는 비판이 거세지면서 오승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10일 사임했다. 수능 출제 오류가 아닌 난이도 조절 실패만으로 평가원장이 자리에서 물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평가원장 사퇴 역사에서도 매우 이례적 사례로 기록됐다.

오 원장은 이날 “수능 영어 영역 출제가 절대평가 취지에 부합하지 못해 수험생과 학부모님들께 심려를 끼쳐 드리고, 입시에 혼란을 야기한 점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윤석열 정부에서 교육부 책임교육정책실장을 지낸 뒤 2023년 8월 평가원장에 취임했지만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났다.

올해 수능에서 영어영역 1등급 비율은 3.11%로 절대평가 전환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교육계가 ‘적정 난도’로 보는 6~7%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사실상 역대 최저 난도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오 원장은 지난 4일 “사설 모의고사와 유사한 문항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난이도를 면밀히 점검하지 못했다”며 출제·검토 과정의 미흡함을 인정했지만 혼란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교육부는 지난 5일 “이번 사안을 계기로 수능 출제 및 검토 전 과정을 즉시 조사하겠다”고 밝히며 강도 높은 점검에 착수했다. 출제 오류가 아닌 난이도를 이유로 정부가 조사에 나선 것 또한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평가원장 ‘임기 완주’가 어려운 구조적 문제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오 원장의 사퇴로 연임을 포함한 역대 13명의 평가원장 중 9명이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한 것으로 집계되며, 그중 8명은 모두 수능 출제 오류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사례였다.

3대 이종승 전 원장은 2004학년도 국어 출제 오류, 5대 정강정 전 원장은 연임 후 2008학년도 물리Ⅱ 복수정답 사태, 6대 김성열 전 원장은 2010학년도 지구과학Ⅰ 복수정답 문제, 8대 김성훈 전 원장은 2015학년도 복수 출제 오류, 9대 김영수 전 원장은 2017학년도 물리Ⅱ 오류, 11대 강태중 전 원장은 2022학년도 생명과학Ⅱ 오류 등으로 각각 중도 사퇴했다.

12대 이규민 전 원장은 2023년 6월 모의평가 난이도 논란으로 물러나 ‘모의평가 난도 사유 사퇴’라는 새로운 사례를 남겼다. 수능·모평과 무관한 사유로 사퇴한 원장은 한국근현대사 검정교과서 논란을 겪은 2대 김성동 전 원장뿐이다.

반대로 임기를 모두 채운 원장은 1대 박도순, 4대 정강정(연임 1기까지 완주), 7대 성태제, 10대 성기선 등 4명에 그친다. 반복되는 출제 논란과 정치·사회적 부담으로 평가원장직이 ‘수능 한 번에 흔들리는 자리’라는 평가가 다시 확인되고 있다.

평가원은 “이번 수능을 계기로 출제 전 과정을 재검토하고 개선안을 마련해 향후 수능 문제가 안정적으로 출제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오 원장의 사퇴와 교육부 조사 착수로 수능 출제 체계 전반의 개편 논의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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