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열 가다듬은 삼성⋯'수년째 적자' 파운드리 반등 노린다

입력 2025-12-1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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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유율 70%' TSMC, 독점체제 한계
2나노 대형 수주 등 전력효율 높여
삼성, 내년 기점 적자 완화 가능성↑

수년째 적자를 이어온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가 긴 터널의 끝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2nm(나노미터·1nm=10억분의 1m) 1세대 양산과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확대가 맞물리며, 내년부터는 손실 폭이 빠르게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시장은 삼성전자 파운드리 적자가 내년을 기점으로 완화 흐름을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홍콩계 투자은행 CLSA는 최근 보고서에서 “지난 2년간 가동률이 지나치게 낮았던 것이 가장 큰 문제였지만, 최근 다수 고객으로부터 첨단 노드 주문이 유입되고 있다”며 “기존 레거시 노드는 모바일이 아닌 고객을 겨냥한 파생 공정을 개발 중으로 응용처 다변화를 통해 고객 기반이 넓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입지는 여전히 제한적이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글로벌 파운드리 점유율은 TSMC가 70.2%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고, 삼성전자는 7.3%로 뒤를 이었다. 이어 SMIC 5.1%, UMC 4.4% 순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1위와 2위 간 격차는 오히려 확대되는 흐름을 보인다.

TSMC가 AI 시대 핵심 수요를 흡수하며 경쟁력을 강화한 반면,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은 2022년 이후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파운드리와 시스템LSI가 지난해와 올해 분기별로 적게는 6000억 원에서 많게는 2조7000억 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공정 미세화에 따른 기술 난이도 상승과 대규모 투자 부담이 수익성을 짓눌렀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중장기 반등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는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AI 반도체 수요를 TSMC가 단독으로 감당하기에는 생산능력이 부족한 구조”라며 “그래픽처리장치(GPU) 가속기 시장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TSMC의 독점 체제가 장기간 유지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어려운 시황 속에서도 선단 공정 경쟁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GAA(게이트 올 어라운드, Gate All Around) 기반 2나노 공정의 프로세스 설계 키트(PDK)를 개발·배포하며 고객사들이 본격적인 제품 설계에 착수한 상태다.

GAA는 기존 핀펫(FinFET)을 대체할 차세대 기술로, 전력 효율과 성능을 동시에 개선할 수 있어 차세대 AI 칩 수요와 직결된다. 선단 공정 중심의 AI 시대에서 TSMC와의 기술 격차를 줄이기 위해 2나노 경쟁력 확보에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최근에는 파운드리 기술 성숙도가 눈에 띄게 높아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2나노 대형 수주를 포함해 선단 공정을 중심으로 의미 있는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2나노 1세대 GAA 공정은 3나노 2세대 대비 성능이 5% 개선되고 전력 효율은 8% 향상됐다. 면적은 5% 줄었다. 설계·기술 동시 최적화(DTCO)를 통해 고성능·저전력 특성이 요구되는 첨단 모바일 프로세서 대응력이 강화됐다.

추론 AI 수요 확대 흐름도 체질 개선에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올해 테슬라 AI6 칩을 비롯해 애플 아이폰용 이미지센서, 닌텐도 스위치2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등의 수주를 확보했다. 지난해 상대적으로 잠잠했던 것과 대비되는 흐름이다.

고대역폭메모리(HBM) 확산 역시 파운드리에 간접적인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상황을 잘 아는 한 업계 관계자는 “HBM 수주가 늘어나면 패키징을 담당하는 파운드리 물량도 함께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2026년 말에서 2027년 초를 전후해 파운드리 사업이 턴어라운드 국면에 진입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는다. 삼성전자는 내년 2나노 2세대 신제품 양산과 4나노 성능·전력 최적화, HBM4(6세대 HBM) 베이스 다이 양산에 집중하는 계획을 세웠다. 미국 테일러 파운드리의 적기 가동 역시 주요 과제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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