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반도체 호황”…‘AI 수요’ 확대 쾌속 질주 [메모리 쇼티지 시대]

입력 2025-12-1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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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수요 폭증에 메모리 수급 불균형
엔비디아 넘어 빅테크 확산 효과
HBM 중심 투자·실적 개선 가속

글로벌 메모리 시장이 2년 만에 완전한 회복 국면에 들어섰다. 인공지능(AI) 수요 급증이 공급 부족을 낳고, 이는 가격 상승과 기업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흐름을 형성했다는 평가다. 특히 내년부터는 AI 생태계가 엔비디아 중심 구조를 넘어 여러 빅테크로 확장되면서 메모리 업황에 새로운 성장 동력이 더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메모리 수급 불균형은 내년에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 그간 AI 시장은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중심으로 움직여 왔지만, 최근 구글·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MS) 등 주요 빅테크가 자체적으로 맞춤형 반도체(ASIC) 사용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어서다.

그간 AI 메모리 시장은 엔비디아의 낙수효과로 커왔다. 엔비디아가 새로운 GPU를 출시하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메모리 기업들이 해당 칩에 탑재될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AI 메모리를 공급하는 형태다.

그러나 최근 다른 빅테크들도 자체 설계한 ASIC를 발전시키면서 메모리 반도체 기업 입장에서 공급처가 대폭 확대되고 있다. ASIC은 GPU 대비 가격은 저렴하면서도, 전력과 성능은 대폭 향상됐다는 장점이 있다. 구글은 텐서처리장치(TPU), 아마존은 트레이니엄, 마이크로소프트는 마이아 등 자체 ASIC 사용을 점차 늘리는 중이다. KB증권은 엔비디아 GPU와 ASIC 비중이 올해 약 80대 20수준이지만, 내년에는 60대 40으로 좁혀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현재 구글의 약진이 가장 눈에 띈다는 평가다. 구글의 차세대 AI 모델 제미나이3의 성능이 오픈AI의 챗GPT를 능가했다는 평가가 나오며, 페이스북·인스타그램 운영사인 메타플랫폼(메타)은 2027년 가동 예정인 AI 데이터센터에 수십억 달러 규모의 구글 TPU를 사용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I 챗봇 ‘클로드’를 운영하는 앤스로픽 역시 최근 TPU 100만 개 규모의 클라우드 계약을 체결하면서 TPU 생태계 확장세에 힘을 보탰다.

▲'구글 클라우드 넥스트 2025'에서 공개된 7세대 TPU '아이언우드' (연합뉴스)
▲'구글 클라우드 넥스트 2025'에서 공개된 7세대 TPU '아이언우드' (연합뉴스)

TPU는 구글이 자체 AI를 구동하기 위해 미국 팹리스 브로드컴과 함께 만든 칩이다. TPU 한 개에 HBM이 6~8개 탑재되는 점을 고려하면, TPU의 영향력이 확대될수록 국내 메모리 기업에도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구글 TPU 출하량은 올해 170만 개에서 2026년 260만 개, 2028년 850만 개로 3년간 약 5배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TPU 출하량 증가에 관해 “AI 추론 수요의 폭발적 증가를 의미하며, 추론 AI 시장의 팽창은 자체 AI 칩 확산과 더불어 AI 메모리 반도체 수요를 견인하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메모리 업체들은 이에 맞춰 AI 중심의 생산체계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시장 3위 마이크론이 이달 소비자용 메모리 사업 철수를 선언한 것 역시 같은 맥락에서 해석된다. 범용 제품 대신 수익성이 높은 HBM에 집중하기 위한 명확한 전략 전환이라는 분석이다.

국내 기업들 역시 생산량 확대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평택 5공장(P5)에 60조 원 이상을 투입하며 공사를 2년 만에 재개했다. P5는 차세대 HBM 생산을 위한 전용기지 역할을 할 계획이다. 가동 시점 역시 2년 앞당긴 2028년으로 확정했다. SK하이닉스 또한 미국 인디애나주 첨단 패키징 공장 건설에 속도를 냄과 동시에 글로벌 공급 전략을 총괄하는 ‘글로벌 인프라’ 조직을 신설하며 수요 확대에 선제 대응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AI가 메모리 산업의 수요 구조를 완전히 바꿔놓고 있다”며 “정점이 언제일지는 여전히 논쟁적이지만, 현재 사이클만 놓고 보면 강세 흐름이 상당 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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