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개발 비용‧시간 단축 줄일 경쟁력
각각 PPI 분석·AI 항체 설계로 협업 확대

국내 단백질 기반 플랫폼 기업들이 신약개발의 초기 전략 단계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특히 프로티나와 갤럭스가 보유한 단백질 상호작용(PPI) 분석 기술과 인공지능(AI) 기반 항체 설계 기술이 신약개발 초기 협력 파트너로 자리 잡고 있다.
14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구조가 복잡한 차세대 치료제가 잇따라 등장하면서 정확한 단백질 데이터 확보의 중요성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단백질은 신약 표적의 기능과 질병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핵심 요소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질병 원인 규명과 정밀 타깃 발굴에서는 단백질을 얼마나 정밀하게 측정·해석할 수 있는지가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때문에 정밀한 단백질 분석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이 신약개발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프로티나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단일분자 수준에서 단백질 상호작용을 분석하는 ‘SPID 플랫폼’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기업이다. SPID 플랫폼은 기존 기술로는 확인하기 어려웠던 미세한 단백질 결합 여부와 강도를 정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어 PPI 빅데이터 구축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를 기반으로 회사는 신약개발 전 주기를 지원하는 바이오마커 개발 플랫폼 ‘PPI PathFinder’, 항체 최적화·설계 솔루션 ‘PPI Landscape’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PPI Landscape는 대규모 항원–항체 상호작용 데이터를 활용해 기존 항체의 기능을 개선하거나 블록버스터 항체를 개량해 새로운 후보로 재설계할 수 있는 기술로 주목받는다. 이러한 기대감에 올해 7월 코스닥 시장 상장 후 5개월 만에 주가는 공모가 대비 7배 가까이 증가했다. 현재 삼성바이오에피스 등과 협업 중이다.
갤럭스는 AI 기반 단백질 설계 플랫폼 ‘갤럭스디자인(GaluxDesign)’을 통해 기존에 존재하지 않던 항체를 물리·화학적 구조 원리에 따라 처음부터 설계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했다. 올해 9월에는 암세포 표면단백질(PD-L1), 인간상피세포성장인자 수용체2(HER2) 등 8개 타깃에 대한 신규 항체를 도출하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기존 항체 발굴 방식이 동물 실험이나 대규모 라이브러리 스크리닝 등 예측 불가능한 절차에 의존해 최소 1년 이상이 소요됐던 것과 달리 갤럭스 기술은 설계 단계에서부터 타깃 적합성을 갖춘 항체를 생성해 R&D 효율을 높인다. 이 같은 AI 설계 기술은 글로벌에서도 5곳만 보유한 기술로 갤럭스는 국내 기업 중 유일하다. 회사는 셀트리온과 다중항체 기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를 공동개발 중이며 LG화학, 한올바이오파마 등과도 협업 중이다.
단일항체가 아니라 다중항체, 항체약물접합체(ADC) 등 복잡한 모달리티(치료접근법)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복합 구조의 치료제는 전통적 방식으로는 광범위한 스크리닝이 어려워 최적 후보를 도출하려면 정밀한 시뮬레이션 기반 설계 기술이 필수다.
바이오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 단백질 신약이나 항체의약품 개발 시장에서도 더 정밀한 항체를 얼마나 빠르고 효율적으로 도출하느냐가 경쟁력의 핵심이고 신약개발 비용과 시간을 줄인다”며 “기존 방식으로는 접근하기 어려웠던 도전적 타깃에 대한 항체 발굴까지 가능해지면서 새로운 시장을 열 수 있다. 관련 분야가 성장할수록 항체 설계 플랫폼의 역할과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