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관학 협력·BL3 시설 개방…산업화 지원 체계 강화

국산 구제역 백신이 기존 불활화 방식에 머물렀던 개발 수준을 넘어 mRNA(메신저리보핵산), 재조합 단백질, 바이러스유사입자(VLP) 등 차세대 플랫폼 기반으로 전환되며 상업화 단계에 근접했다. 기술 변화가 본격화되면서 해외 제품에 의존해온 구제역 백신 수급 구조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5일 대전에서 열린 ‘2025년 구제역 백신 연구 학술토론회’에서 국산 구제역 백신 플랫폼 전환과 산업화 진행 상황을 공유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행사에는 백신 제조사와 연구기관, 생산자 단체 등 90여 명이 참석했다.
검역본부에 따르면 국내 구제역 백신 개발은 단순 불활화 방식에서 벗어나 플랫폼을 다각화하는 방향으로 이미 상당 부분 진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불활화 백신은 바이러스를 ‘죽여서’ 넣는 방식으로 안전성이 높지만, 생산 속도가 느리고 변이에 즉각 대응하기 어렵다. 반면 mRNA·VLP 등 차세대 플랫폼 백신은 바이러스를 배양하지 않고 항원만 설계해 만드는 방식으로, 속도와 확장성이 강점이다.
일부 백신 기술은 이미 상업화 단계에 도달했으며, 산업체와의 공동연구와 생물안전3등급(BL3) 연구시설 개방을 통해 연구개발–생산–평가가 연계된 지원 체계도 구축되고 있다.
학술토론회에서는 mRNA 기반 최신 동물백신 동향부터 면역증강제, 백신주(strain) 개발 전략, 수출형 백신 생산 기술까지 폭넓게 논의됐다. 발표에는 에프브이씨(FVC), 옵티팜, 나노백스, 씨티씨백 등이 참여해 △불활화 백신 상업화 전략 △곤충세포 기반 기술 △VLP 방식 개발 △재조합 단백질 기반 수출 전략 등을 공유했다.
정부는 차세대 플랫폼 전환이 구제역 백신의 항원 안정성과 면역 지속성 개선뿐 아니라 수출 역량 확대에도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VLP·mRNA 기반 백신은 제조 기간이 짧고 변이 대응 속도가 빠르다는 점에서 국제 경쟁력 확보에도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최정록 농림축산검역본부장은 “변화하는 외부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구제역 백신 플랫폼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국산 동물 백신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연구개발과 산업체 지원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